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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금리동결 비판' 반박한 이창용, 집값 폭등시 10월 인하도 어려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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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집값·가계부채 우려에 금리 동결"

금리동결 비판한 정치권에 반박

10월 기준금리 인하 여부 불투명

아시아경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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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8월 기준금리 동결을 비판한 정치권에 대해 반박하면서, 집값 상승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10월에도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총재는 27일 서울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8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동결 결정 이후 많은 분들이 의견을 제시해 줬다"며 "안타까운 것은 이 논쟁이 현 상황에서 최적의 결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만 관심을 두고 왜 우리가 지금 금리인하를 망설여야 할 만큼 높은 가계부채와 수도권 부동산 가격의 늪에 빠지게 됐는지에 대한 성찰은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2일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이후 터져나온 정치권의 비판 목소리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과 여당 일각에서는 내수를 살리기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압박해왔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가 너무 늦어질 경우 내수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위험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조적인 제약을 무시한 채 고통을 피하기 위한 방향으로 통화·재정정책을 수행한다면 부동산과 가계부채 문제가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며 "이번 금통위 결정은 한번쯤은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한 마음이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집값 상승+가계부채 증가 문제 해결되지 않으면 기준금리 인하 어려워
한은 총재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면서 시장에서는 한은의 오는 10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소 낮아진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이 총재는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기준금리를 내리지 못한다는 다소 매파적인 시각을 재차 강조했다는 평가다. 이 총재는 "우리 가계부채가 더 증가했다가는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정도가 지나치면 금융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은 "이 총재는 8월 금통위에서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 급등세로 인한 금융불안 리스크를 강하게 지적하면서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될 것을 시사했는데 이날 발언도 이의 연장선상이라고 본다"며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빨라야 10월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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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한은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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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전일 오후 이 총재의 발언 이후 대표적인 시장금리인 국고채금리는 상승세를 키웠다. 전일 국고채 금리는 정부가 내년 역대 최대 규모의 국고채 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일제히 상승했는데 이 총재의 발언으로 상승폭이 더 커졌다 분석이다. 국채금리는 28일 오전 9시45분 현재 기준으로도 장기물을 중심으로 상승세다.

이 총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시장금리가 너무 앞서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심포지엄 코멘트는 최근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등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되는 시장의 충격을 줄이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집값과 가계부채 문제가 더 커지면 연말에 기준금리 인하가 아니라 오히려 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는 금통위원의 의견도 나왔다.

신성환 금통위원은 지난 23일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미팅)에서 기자들과 만나 "물가나 경제 전반을 보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하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집값이 계속 상승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 위원의 이같은 발언은 이 총재의 집값 상승 우려 발언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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