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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리일규 “김한솔 앞세운 반북단체? 주민에게 비호감...김주애 밑에 아들 소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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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외교관인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정무참사가 반북단체 ‘새조선’의 활동과 관련해 북한 주민에게 “비호감”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세계일보

리일규 전 쿠바주재 북한대사관 정무참사(맨 왼쪽)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 주최 포럼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는 모습. 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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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전 참사는 최근 세계일보와 만나 반북단체와 관련해 “그 사람들이 누굴 앞세우느냐, 김한솔이지 않느냐“며 “김한솔이라고 하면 북한 주민들은 ‘그 나물에 그밥‘이라고 생각하며 비호감을 준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일가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북한 주민들에게 소구력이 없어 북한 체제 전복이나 내부 붕괴 가능성에 별 영향력을 미칠 수는 없다는 취지다.

김한솔은 2017년 2월 말레이시아에서 사망한 김정남의 아들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카다. 김정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으로 유력 후계자였고 중국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도 알려졌지만, 3대 세습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어졌다. 김정남 살인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김한솔이 미국 정보기관의 도움을 받아 미국으로 이주해 지낸다고 알려져 있다. ‘천리마 민방위’라는 이름으로 처음 대외에 이름을 알린 익명의 반북단체 활동가들은 이후 ‘자유조선’으로 단체명을 바꿨고 올해 들어선 ‘새조선’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김한솔 도피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한국계 활동가들이 포함돼 있다.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사건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고 최근엔 북한 내에서 활동한다며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지만, 실제 북한 내에 진입해 활동하는 것인지 진위가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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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전 참사는 또 2020년 이후 순차적으로 제정된 북한의 ‘한류 차단 3대 악법’인 반동사상문화배격법, 평양문화어보호법, 청년교양보장법에 대해, 지방 통제를 위한 고육책이라고 했다.

그는 당 국가인 북한 체제 특성 상 ‘당적 처벌’과 ‘법적 처벌’이 있다는 점을 주지하며 “드라마 하나 봤다고 법적 처벌을 한다면 국제사회에서 비정상으로 볼 테니 원래는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기존엔 강등이나 당원증 박탈, 평양에서의 퇴출 등 당적 처벌을 했고 평양에서는 이러한 당적 처벌이 어느 정도 통했지만, 평양 밖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지방에서는 더 나쁜 곳으로 쫓겨날 곳조차 없다보니 지방 주민들은 ‘더이상 날 어디로 보내겠느냐’는 식이 되자 강력한 법적 처벌까지 도입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또 북한 엘리트층의 충성심에 대해 “김일성 때가 100이라면 김정일 50, 김정은 25일 것이라고 하는데 저는 25도 많이 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 대해 포악하다는 인식이 있다며, “김정일이 젊은 시절 포악성이 높았고, 뇌졸중 등 병마를 겪고 노화하며 나중에 유해졌는데, 지금 김정은을 두고 ‘지 애비 젊었을 때 같다’고들 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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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김덕훈 내각 총리에게 격노했던 것도 김 위원장의 “즉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여름 제방이 무너져 안석 간석지가 침수됐을 때, 김 위원장은 침수 피해 현장에서 김 총리를 강도높게 질타했고 노동신문에도 실렸다. 북한 매체를 분석하는 전문가와 통일부 당국자도 “이례적“이라며 보도 내용 상 처벌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김 총리는 처벌 없이 지금까지 건재하게 활동하는 모습이다. 최고지도자의 격노가 고스란히 공개됐는데도 후속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 것에 대해 김 총리의 충성심이 워낙 월등해 기회를 다시 얻은 것이라는 등 해석이 분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리 전 참사는 “김 위원장 격노 후 조사가 들어갔는데, 조사 결과 김 총리의 잘못이 없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에 처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딸 김주애 관련 “처음에 나올 때 후계자라고 생각하진 않았고, 제 주변에서도 마찬가지였다”면서도 “후계자 가능성을 포함해 무엇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작은 아들을 봤다는 소문도 들었지만, 가족 문제는 워낙 극비라 알 수 없다”며 언급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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