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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지적장애인 속여 1억 빼돌린 목사 부부…"헌금 납부" 뻔뻔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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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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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을 7여년간 속여 1억4000만원에 달하는 임금을 빼돌린 목사 부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28일 뉴스1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7단독 문종철 판사는 준사기와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목사 A씨(59·남)에게 징역 2년 7개월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그의 아내 B씨(56·여)에게는 징역 3년 1개월을 선고했다.

A씨 등은 경기 김포의 한 교회 지역아동센터에서 2012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피해자 C씨를 속여 임금과 기초생활수급비 등 1억4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C씨는 B씨가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숙식을 해결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등은 C씨가 취업한 회사로부터 받은 임금을 자신들의 계좌로 빼돌렸다. 이들은 C씨에게 '네가 벌어온 돈을 내가 보관하고 있다가 너 결혼할 때 주겠다'고 속였으나, C씨가 결혼할 때에도 돈을 돌려주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2019년 7월 C씨가 본인의 적금을 임의로 해약한 사실을 알게 된 후 C씨를 체육단련실로 데려가 테니스채로 눈 부위를 폭행하기도 했다.

C씨는 D씨와 어린 나이 결혼해 쌍둥이를 낳았으나, 생활비가 없어 친구나 자원봉사자들이 구해주는 아기 옷과 기저귀 등으로 쌍둥이 자녀들을 키워야 했다. A씨 등은 쌍둥이 자녀의 양육을 위해 지급되는 양육수당과 C씨가 이혼한 뒤 지급받는 한 부모 수당까지도 편취했다.

A씨 등은 C씨의 전남편이자 같은 지적장애인 D씨도 속여 돈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실형을 선고받고도 누범기간 중에 C씨를 상대로 편취행위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C씨는 지적장애인이 아니고 오히려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우수한 학업성적을 거둔 정상인"이라며 "C씨는 자발적으로 헌금 등을 납부한 것일 뿐, 우리들이 심신장애를 이용해 이익을 취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정신감정을 병원에 의뢰한 결과, 피해자에게 경도의 지적장애가 있는 것으로 감정됐다며 A씨 등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지적장애를 이용해 장기간 피해자의 임금, 보조금을 편취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면서 "피해 금액이 적지 않은 데다 피고인들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고 있지 않다. 3년 6개월간의 재판 기간 피해자와 그를 도와준 사람들을 별 근거도 없이 부도덕한 사람들로 매도하며 비난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차유채 기자 jeju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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