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2023.3.3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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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현 박동해 기자 =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태로 최대 위기에 직면한 임종룡 회장이 동양생명·ABL생명보험 인수 결정을 강행하며 사업 확장을 통한 정면 돌파에 나섰다.

우리금융지주는 28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동양·ABL 생명 패키지 인수를 결의하고 SPA(주식매매계약)를 체결했다. 우리금융이 인수하는 동양·ABL의 지분은 각각 75.34%와 100%다. 인수 금액은 동양 1조2840억원, ABL 2654억원으로 총 1조5494억원이다.

동양생명은 국내 22개 생보사 중 수입보험료 기준 6위, ABL 생명은 업계 9위 보험사다. 두 보험사를 한 번에 인수하면서 우리금융은 자산 50조원 규모의 6위권 규모의 생보사를 자회사로 보유하게 된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임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과도한 은행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非)은행 부문인 증권·보험업 진출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임 회장은 지난 5월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그 첫 단추를 뀄다. 지난 1일 포스증권과 우리종금을 합병한 '우리투자증권'이 출범했다. 임 회장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시절에도 옛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NH투자증권의 성공을 이뤄낸 바 있다.

증권업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임 회장의 다음 목표는 바로 보험사 인수였고, 이번 동양·ABL생명 인수를 통해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넓히게 됐다. 최종 인수에 성공하면 우리금융은 90%대에 달하는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종합금융그룹'에 걸맞는 면모를 갖추게 된다.

임 회장이 성사시킨 이번 인수는 전직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라는 최대 위기 속에서 이뤄낸 것이라 주목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착수한 수시검사에서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우리은행이 내준 350억원 규모의 특혜성 부당대출 혐의를 적발했다.

우리은행은 당초 '여신심사 소홀'로 인한 대출 부실인 만큼 금융사고가 아니여서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가 금감원으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금융지주 회장 내지는 은행장 등 고위 내부자들의 윤리 의식을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지 감독당국이 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는 임 회장의 거취 문제로 비화됐다.

임 회장은 이같은 위기 속에서 보험사 인수를 강행했다. 임 회장은 이날 오전 개최한 긴급 임원회의에서 이번 인수에 대해 "은행 위주로 편중된 그룹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1일 증권사 출범에 이어 매우 중요한 그룹의 과제"라고 말했다.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에 대해서는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조사 혹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하게 따를 것"이라고 했다. 당장은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점을 공식화한 셈이다.

다만, 이번 보험사 인수는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임 회장도 "이제 계약서에 서명한 것에 불과하므로 앞으로 사업계획의 수립, 금융당국의 승인 등 많은 절차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법상으로는 금융지주사의 경우 대주주 적격 심사를 거치지 않고 금융위원회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거치면 M&A가 완료되지만, 금융위가 승인심사 과정에서 경영실태평가 등을 들여다보는 만큼 이번 부당대출 사태가 복병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복현 원장이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한 만큼 금융당국이 행정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리스크 요인으로 거론된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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