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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전기차 포비아' 정공법 택한 현대차 "계획대로 갈 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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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데이' 행사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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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데이' 행사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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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최근 들어 뚜렷해진 전기차 구매 수요 둔화세의 심화에 잇단 전기차 화재 사고까지 겹치면서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전환의 큰 고비를 맞았다는 분석이 줄기차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이 고비를 정면 돌파하기로 했다.

오늘의 전기차 판매 부진을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상쇄하고 그 사이 전기차 생산·개발·판매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6년 뒤에는 글로벌 판매량의 3분의 1 이상을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것이 현대차의 야심이다. 그야말로 '우보천리(서두르지 않고 일을 처리함)'를 실천하는 셈이다.

현대차는 지난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연례 투자자 소통 행사인 'CEO 인베스터데이'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장재훈 사장과 호세 무뇨스 사장, 김흥수 부사장, 켄 라미레즈 부사장 등 고위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전동화 향한 우보천리의 기반은 '자신감'



장재훈 사장은 "2030년까지 연간 전기차 판매량을 200만대 수준으로 늘리겠다"며 "단기적으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로 전기차 판매 부진의 틈을 메우고 그 사이 전기차에 대한 제품 경쟁력을 키워 전동화 전환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경제형 차급부터 고성능 고급형 차급까지 모든 차급에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해 전기차 라인업을 21개로 늘려 소비자들의 구매 선택지를 늘리겠다는 계획도 언급했다.

이번 전략 발표로 현대차는 전동화 전환을 향한 굳건한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최근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이에 개의치 않고 미래를 대비해 전기차 시장을 정면 공략하겠다는 우직한 방침은 다소 의아하게 들릴 수도 있다.

연간 200만대 판매 목표를 채우려면 현재보다 7배 정도 판매량을 늘려야 하는데 현재의 시장 흐름을 고려할 때 목표 달성까지는 갈 길이 꽤 멀다. 지난해 현대차의 글로벌 전기차 연간 판매량은 26만대 수준이었다. 연간 판매량 증가율은 갈수록 둔화하고 있다.

연간 30만대 판매 목표를 내건 올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핵심인 북미 시장에서 테슬라의 판매 부진을 틈타 현대차의 전기차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내수 시장 분위기가 신통치 않은 점이 악재로 꼽힌다. 일각에서 '전기차 회의론'이 언급될 정도로 최근 분위기는 썩 좋지 못하다.

그럼에도 현대차가 전동화를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걷기로 한 것은 전동화 전환 성공에 대한 확실한 자신감 덕분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전기차 캐즘은 극복할 수 있다"고 공언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말처럼 시간이 흐르면 전기차 구매 수요는 확실히 회복될 것이라는 전제가 있기에 가능한 행보다.

앞으로 10년간 120조원의 투자를 단행하고 100만대 규모의 생산시설 확충을 결정한 것 역시 전동화라는 꿈의 실현을 위해서는 꾸준한 투자만이 정답이라는 판단이 기저에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울산공장 전동화 전환과 하이퍼캐스팅 공장 조성 등 설비 투자에만 50조8000억원을 쏟아붓고 차세대 전동화 모델 개발에 37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전동화 사업에만 88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현대차가 전동화 전환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고 볼 만하다.

특히 지금 당장은 전기차 판매량이 반등하지 못하더라도 '캐즘' 기간 사이에 안전한 주행과 관리를 보장할 수 있는 전기차 기술을 개발한다면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 단기적 실적에 치중하기보다 미래 시장을 오랫동안 선도하기 위한 내공을 먼저 쌓겠다는 심산이다.

현대차는 올해 말부터 본격 가동이 예정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오는 2027년부터 북미와 중국 시장 내 판매를 공언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가 '우보천리' 전략의 열매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잘 팔리는 하이브리드 차 앞세워 단기 수익성 잡는다



현대차의 전동화 전략에 우직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융통성 있는 생산·판매 전략으로 현재와 미래를 둘 다 잡겠다는 유연한 생각도 있었다. 부동의 인기 차종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적극적 육성 전략이 바로 유연한 사고의 핵심이다.

현대차는 현재 7개 차종에만 반영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14개 차종으로 늘리고 내년 1월부터 양산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28년까지 하이브리드 차종 판매량을 133만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단기 실적 향상의 무기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내세운 것은 그만큼 현대차가 만든 하이브리드 차종의 인기가 국내외에서 상당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량 중 하이브리드 차종 비중은 11.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다.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차종이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현대차의 포석이다.

특히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만든 HMGMA에서 하이브리드 차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은 나름의 융통성을 발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북미 시장에서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차 공급이 달리는 만큼 HMGMA에서 하이브리드 차를 생산하면 공장 가동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현대차는 이 전략이 북미 친환경차 시장에서 확고한 성과를 낼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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