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4 (토)

“머리 1cm 삭발, 여자라고 임무 달라선 안돼”...해군 첫 여군 심해잠수사 탄생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여군 첫 심해잠수사 문희우 중위
체육·해양학 전공후 임관
인명구조 자격증 따며 관심
최고령 교육생으로 분투
“여군후배 도전에 모범될 것”


매일경제

해난구조 기본과정을 수료하고 여군 최초로 심해잠수사(SSU)가 된 문희우 중위가 ‘더 넓고 더 깊은 바다로’ 비석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해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해난구조현장에서 남군과 여군의 차이를 두고 임무를 수행할 수 없죠. 그래서 모두 같은 검정 기준과 교육절차를 밟았어요. 제가 머리를 짧게 잘라서 누가 알려주지 않으면 여군인지 알지 못했을 거예요.”

문희우 해군 중위(27)는 자신이 해군 최초의 여군 심해잠수사(SSU)가 된 것에 애써 의미부여를 하지 않으려는 듯 했다. 그는 생명의 촌각을 다투는 해난에서 SSU는 성별과 관계 없이 모두 같은 목표로 임무를 수행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30일 문 중위는 해군이 개최한 해난구조전대 해난구조 기본과정 수료식에서 64명의 수료생과 함께 SSU로 임명됐다.

문 중위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해난구조 능력을 갖춘 전대의 일원이 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수중에서 누구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춘 구조작전 전문가로 거듭나 국민과 전우의 생명을 지키고 해군 구조작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중위는 대학에서 체육학·해양학을 전공하고 해군 학사사관후보생 132기로 입대해 2022년 6월 소위로 임관했다. 호위함 대구함에서 항해사, 해군교육사령부에서 군수계획담당으로 근무하다가 올해 해난구조 기본과정에 지원했다.

평소 스쿠버다이빙과 인명구조 자격을 취득하면서 물과 친숙했고, 입대 후에도 물에서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다. 금녀의 영역으로 취급받던 SSU에 대한 동경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올해 4월 해난구조 기본과정에 지원했다.

매일경제

해난구조 기본과정을 수료하고 여군 최초로 심해잠수사(SSU)가 된 문희우 중위가 ‘세계최강 SSU’ 동상 앞에서 경례를 하고 있다. [해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 중위는 “수중에서 누구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춘 SSU가 되어 국가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꿈이 마음속에 자라고 있었다”며 “실제 지원하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지만,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은 군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문 중위는 입교 전날 머리를 1cm만 남기고 모두 잘랐다. 단발머리로도 입교할 수 있었지만, 아무런 방해요소 없이 훈련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삭발로 다졌다. 문 중위는 “교육과정 내내 머리 자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편해서 계속 유지할까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성별보다 그를 힘들게 한 것은 나이였다. 동기 수료생 중 그는 최고령 교육생이었다. 문 중위는 “훈련 후 신체 회복 속도가 더뎠던 것 같고 체력 훈련을 따라가는 데 애를 먹었지만, 포기하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문 중위는 “나는 첫 여군 SSU이자 새로운 도전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유일한 여군 심해잠수사일 것”이라며 “후배들이 나를 보고 도전할 수 있도록 해난구조 전문가로 성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