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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스웨덴 10대의 외침이 세계적 기후행동이 되다 [황덕현의 기후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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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기후 선진국 스웨덴, 그레타 툰베리 파업 이후 변화에 속도

EU보다 5년 빠른 탄소중립 목표…영화 '아이 엠 그레타'에 담겨

[편집자주]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이제 모두의 '조별 과제'가 된 이 문제는, 때로 막막하고 자주 어렵다. 우리는 각자 무얼 할 수 있을까.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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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 엠 그레타' 속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기후 등교거부 시위' 모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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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스웨덴의 헬게안드스홀멘섬(Helgeandsholmen)은 기후 문제에 전 세계적 관심이 커진 '기후 성지' 같은 곳이다.

헬게안드스홀멘섬은 섬 전체가 스웨덴 국회의사당이다. 2018년, 당시 15살이던 그레타 툰베리는 '기후를 위한 등교 파업'을 주장하며 단 하나의 구호를 외쳤다. "스웨덴 정부는 파리협정을 준수해야 하며, 국회의원 선거에서 기후 문제를 해결할 후보가 필요하다."

첫 번째 시위에서는 단 3명만 그레타의 활동에 관심을 보였다. "학교에 가서 공부해라. (기후 문제 해결은) 너무 늦었다"는 핀잔도 받았다. 그레타는 기후 문제에 대한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관심을 촉구했고, '기후 파업'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스웨덴 다큐멘터리 감독 나탄 그로스만은 다큐멘터리 영화 '나는 그레타'(I Am Greta)를 통해 그레타의 첫 시위부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발언까지 청소년 시절 그레타의 활동상 대부분을 기록했다.

그레타가 활동한 스웨덴은, 유럽연합(EU)에서는 나름 기후 대응 선진국에 속한다.

스웨덴 정부는 2017년에 기후법을 도입해 2045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할 것을 명문화했으며, 이를 위해 매년 기후 목표 달성 여부를 평가하겠다고 했다. 영국 정부가 2050년까지 1990년 대비 탄소 80%를 줄이겠다는 목표나 유럽연합(EU)·한국의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보다 진보적이다. 또 영국 정부 등 주요국이 5년마다 평가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스스로 깐깐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다.

그럼에도 그레타 등 스웨덴 청소년들은 스웨덴 정부 대응에 만족하지 못했다. 미래세대에는 생존이 걸린 문제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레타 등 청소년 기후 운동가들은 법과 정책이 현실에서 어떻게 실행되는지에 주목했다.

그레타의 시위 이후 스웨덴 정치권은 미래세대를 위한 기후 문제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냈다. 그레타가 활동할 당시 기후환경부 장관을 지낸 이사벨라 뢰빈(Isabella Lövin, 부총리)은 모든 주요 정책 논의에 지속 가능한 경제 모델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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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스웨덴 의회 국회의사당 전경 ⓒ 뉴스1 황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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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의 활동은 한국 10대 청소년이 기후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하는 시발점이 됐다. 한국의 툰베리 격 한제아 양(12)은 10살이던 2022년, 헌재에 '미래세대를 위한 법령이 필요하다'며 2020년 청소년 기후소송, 2021년 시민 기후소송에 이은 '아기 기후소송'을 내기도 했다. 헌재는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1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판결을 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국회는 2026년 2월까지 감축목표를 수정해야 한다.

스웨덴은 그레타의 활동 이후 탄소중립에 더 가속도를 붙였다. 한국에서도 여러 청소년이 제2, 제3의 그레타로 정부와 정치권에 기후변화 대응 압력을 높이고 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4년 KPF 디플로마 기후변화대응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보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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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덕현 사회정책부 기자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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