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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사무실서 숨졌는데 4일만에 발견…사측은 SNS에 “나눔=긍정” 홍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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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되지 않음.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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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은행 직원이 사무실 책상에서 사망했음에도 4일 동안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 사건이 미국을 충격에 빠뜨렸다.

31일 NBC 등에 따르면 미국 서부 애리조나주 템피의 웰스파고 사무소에서 60세 여성 데니스 프루돔이 지난 20일 죽은 채로 발견됐다.

출퇴근 기록을 보면 프루돔은 지난 16일 금요일 오전 7시 출근한 뒤 집에 돌아가지 않았으며, 4일이 지난 화요일에야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웰스파고의 템피 사무실은 대부분 칸막이가 쳐져 있는 데다 많은 직원들이 매일 사무실에 출근하지는 않기에 일상적인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NBC는 보도했다. 건물 3층에 위치한 프루돔의 업무 공간은 중앙 통로에서 떨어진 곳에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프루돔의 죽음은 책상에 엎드려 있던 그녀에게 인사를 건네려던 한 직원에 의해 발견됐다. 앞서 몇몇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악취가 난다는 것을 알아챘지만 배관 문제라고 생각하고 넘어갔다고 한다.

동료 사망에 겁에 질린 템피 사무실 직원들은 “건물이 24시간 보안이 되고 있는데 누군가는 발견했어야 한다”, “나도 만약 앉아있다면 아무도 나를 확인하지 않았을 것” 등 충격 받은 반응을 보였다.

현재 범죄 혐의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템피 경찰은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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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돔 사망 이후 웰스파고 SNS에 올라온 희망적인 내용의 게시물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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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파고는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비극적인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면서 “고인과 유가족, 동료 등을 돕기 위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경찰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웰스파고는 템피 사무소를 “완벽하게 청소했다”며 직원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외로운 죽음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언론에 알린 것과 달리 웰스파고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희망적인 게시물을 올려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8일 프루돔의 죽음이 발견된 이후 웰스파고의 인스타그램 등에 처음 올라온 게시물에는 ‘나눔은 긍정의 힘을 공유하고자 하는 욕구를 나타낸다’는 다소 피상적인 문구와 함께 밝게 웃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이를 본 많은 누리꾼들이 “이렇게 태연한 게시물을 올리는 게 이해가 안 간다”, “칸막이 안에서 죽은 채 발견된 여성은 어쩌고..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어떻게 청소와 검사도 없이 4일 동안 직원 한 명이 건물 안에서 죽어 있게 내버려 두는 게 가능합니까?”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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