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지방은행만큼 몸집 키운 인뱅/그래픽=김지영 |
인터넷전문은행 3사 모두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하면서 매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카카오뱅크에 이어 케이뱅크도 지방은행에 준할 정도로 몸집을 키웠고 '막내' 토스뱅크는 연간 흑자 전환 기대감을 높였다. 3사 모두 인터넷은행의 강점인 플랫폼을 바탕으로 고객을 모으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341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계(1704억원)와 견줘 2배가량 규모가 늘었다. 3사 모두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은행별로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상반기 대비 25.7% 증가한 2314억원, 케이뱅크는 3배 이상 늘어난 854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상반기 적자였으나 올해는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당기순이익 245억원을 달성했다. 토스뱅크는 최초로 연간 흑자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당기순이익 규모로 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방은행 급으로 덩치를 키웠다.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대구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2101억원)을 제치고 지방은행 1위 부산은행(2514억원)만을 앞에 뒀다. 케이뱅크는 올 상반기 지방은행 중에 당기순이익이 가장 적은 전북은행(1127억원)을 쫓는다.
인터넷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거둔 배경으로 연초 대환대출(갈아타기) 시장에서 보여준 영향력이 꼽힌다. 카카오뱅크가 1분기에 신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2조6000억원 중에서 62%가 대환 목적이었다. 케이뱅크도 상반기 동안 아파트담보대출 잔액이 약 1조7500억원 증가했는데 이중 약 74%가 갈아타기 고객이었다.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는 토스뱅크는 전월세대출 시장에서 여신 규모를 키웠다. 올 2분기 말 전월세대출 잔액이 1조5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지난해 말 4060억원보다 1조원 넘게 늘었다. 지난 6월 기준 대형은행(3.81~4.13%) 대비 낮은 금리(3.68%)로 금리 경쟁력을 높였다.
인터넷은행의 강점인 플랫폼을 통해 비이자이익을 늘리고 고객을 확보하는 데도 성공했다. 상반기 카카오뱅크 비이자이익 중에 수수료·플랫폼 수익이 지난해 2분기보다 9.8% 증가했고 그중에서도 플랫폼 수익이 19% 늘어 두각을 보였다.
케이뱅크는 '투자 서비스'를 강화하고 토스뱅크는 '외환 서비스'에 힘을 주는 등 특화 전략을 세우기도 했다.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2배 이상 증가한 327억원의 비이자수익을 거뒀고 토스뱅크도 같은 기간 약 2배 증가한 540억원의 비이자수익을 올렸다. 두 은행은 올 상반기 중 1000만 고객을 달성하기도 했다.
인터넷은행 3사는 상반기 금융당국이 정한 포용금융 기준(30%)도 지켰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토스뱅크 34.9%·케이뱅크 33.3%·카카오뱅크 32.4%로 3사 모두 지난해 말보다 비중을 더 늘렸다.
다만 대출을 공급하면서 발생할 연체율 관리는 숙제로 남았다. 특히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주담대를 늘리지 못하고 개인사업자 대출로 목표를 바꾸면서 부실 위험이 커졌다. 이미 2분기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카카오뱅크 0.64%→0.95%, 케이뱅크 1.15%→1.47%, 토스뱅크 3.07%→3.24%로 전 분기보다 모두 올랐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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