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에 액션캠 부착 띠 둘려져
러시아 해군 스파이 의심 사

'러시아 스파이'로 의심받는 흰돌고래(벨루가) '발디미르'가 2019년 5월 26일 노르웨이 해안에서 어선에 다가와 헤엄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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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해군 스파이’로 의심받았던 흰돌고래(벨루가)가 노르웨이 바다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발디미르’라는 별명으로 불린 흰돌고래의 사체가 지난달 31일 노르웨이 남서쪽 리사비카 앞바다에서 발견됐다. 처음 목격된 지 5년 만이다.

사체는 2019년 4월 발디미르가 처음 발견 된 이후부터 움직임을 추적해 온 단체 마린 마인드가 처음 찾았다. 흰돌고래의 수명은 40∼60년이나, 발디미르는 죽을 때 14, 15세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사인은 불분명하다. 마린 마인드 창립자 세바스티안 스트란드는 “움직임 없이 물에 떠다니는 것을 보기 24시간 전까지만 해도 (발디미르는) 살아 있었다”며 “눈에 띄는 부상은 없었다. 부검을 통해 사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AFP에 말했다.

발디미르는 그간 러시아 해군으로부터 훈련받은 스파이 돌고래로 의심받아 왔다. 처음 목격될 당시 몸통에 액션카메라를 장착할 수 있는 하네스가 둘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걸쇠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장비’라는 글씨가 적혀 있어 러시아에서 부착했다는 증거로 거론되기도 했다.

발디미르(Hvaldimir)라는 별명도 노르웨이어 고래(Hval)와 블라디미르(Vladimir)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을 합쳐서 붙인 표현이다. 러시아는 이와 관련해 지금껏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마린 마인드는 페이스북에 올린 추모사에서 “지난 5년간 발디미르는 수만 명에게 감동을 줬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여줬다”며 “발디미르는 절대로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