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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신중한 40대가 끌어올린 '사자'…공인중개사 절반 이상 "서울 집값 더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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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기준 56.7%가 '상승' 전망

35개월 만에 절반 넘어

"현장서 매수심리 회복 체감"

KB매매가격 전망지수, 한 달새 13.3P↑

매수우위지수도 20.9P 올라

거래량 늘고 집값 뛴 영향

서울 부동산 경기를 현장에서 체감하는 공인중개사의 50% 이상이 "서울 주택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가격 상승 예상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던 2021년 8월 이후 3년여 만이다.

중개업소 '상승' 전망, 2021년 수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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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KB 부동산이 발표한 월간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서울의 주택 매매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 중개업소는 전체의 56.7%로 나타났다. 보통은 39.9%였고, 하락 전망은 3.3%에 그쳤다.

KB부동산은 매달 전국 6000여곳의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지역의 가격이 상승할 것인지, 하락할 것인지를 설문조사한다. 이를 취합한 것이 매매가격 전망지수다. 지난 7월 서울의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27.2로, 전월 대비 13.3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는 2023년 9월 106.5를 기록한 뒤 줄곧 기준선 100을 밑돌다가 최근 3개월 연속 100을 넘기고 있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상승, 100 미만이면 하락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문 세부 답변을 보면 최근 3개월 사이에서도 지난 7월 들어 상승 전망이 확연하게 늘었다. 매매가격 전망지수가 100을 넘긴 5월과 6월에도 ‘상승’을 전망한 이들은 각각 17.4%, 34.5%였다. 상승 전망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2021년 8월 이후 35개월 만이다.

2021년은 최장기간 초저금리(기준금리 0.5%)에 하반기 정부가 서민·실수요자 대상 주택담보대출 한도까지 늘려주면서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들의 아파트 매매가 급격히 늘었던 시기다. 이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0차례에 걸쳐 3%포인트 올리며 매수 심리가 꺾였고 집값도 급락하다가, 올해 공급 부족 우려와 전셋값 상승으로 다시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중개업소가 다시 늘어난 것은 매수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고 현장에서 체감한 것으로 보인다. 강북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강남이나 마용성(마포구·용산구·성동구)에는 못 미치지만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힘들었던 시기보다는 문의가 늘고 있다"며 "가격을 낮춘 급매물은 거의 소진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매매거래량도 7월 최고치…아파트 전고점 90% 회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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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밀집단지 부동산중개업소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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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 심리를 나타내는 서울의 KB 매수우위지수는 지난 7월 68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20.9포인트 오른 수치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넘으면 매수자가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 기준선에는 못 미치지만 2021년 11월(66.9) 이후 가장 높았다.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20~30선을 맴돌았다.

실제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매매거래량은 8728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7월 1만1170건을 기록한 뒤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거래량 증가를 이끈 것은 40대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대별 매입자 거래량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를 사들인 40대 비중은 33.2%로 30대(31.5%)를 넘어섰다. 40대 매입 비중이 30대보다 높은 것은 2022년 8월 이후 1년11개월 만이다. 통상 40대는 30대와 비교해 집값이나 금리 변동에 신중하다고 평가받는다. 신생아 대출이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등 저리의 정책자금 이용이 어려워서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값이 전고점(이전에 달성한 최고가격)에 육박하는 등 상승세가 지속되자 매수대열에 동참했다.

거래량이 늘면서 집값도 역대 최고가의 평균 90%까지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R114는 지난달 19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2021년 이후 동일 단지·면적의 직전 최고가와 비교해 평균 90% 수준까지 회복했다고 밝혔다.

서초구와 용산구는 직전 최고가의 평균 99%에 육박했고, 강남구도 97% 수준까지 올라섰다. 여경희 부동산R114 빅데이터연구소장은 "시장 금리가 하락하고 1주택 종합부동산세 폐지 등이 추진되면서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준상급지 위주로 상승 거래가 늘면서 가격 회복 속도가 빨라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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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하락변수 혼재…"추석 이후 동향 주시해야"
거침없는 집값 상승세에 정책당국과 금융당국이 잇달아 제동을 걸면서 단기적으로 거래량은 다소 주춤해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등 하락 변수도 혼재해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인 9~10월을 주택 시장의 성수기로 보는 만큼, 추석 명절 이후의 동향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출을 까다롭게 해 매수 수요가 당장은 줄어도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다시 거래량은 회복될 수 있다"며 "집값 역시 급격한 상승보다는 완만한 상승세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매수 심리가 당분간은 꺾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집을 사려고 했던 사람들은 대출이 안 나와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같은 동네에서 가격을 낮추거나 좀 더 저렴한 옆 동네 매물을 알아볼 것"이라며 "대출이 앞으로 더 까다로워지는 것 아니냐는 심리도 매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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