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현지시간) 노르웨이 남서쪽 리사비카만에서 낚시를 즐기던 현지인으로부터 죽은 채 발견된 흰돌고래(벨루가) ‘발디미르’가 2019년 4월 러시아 국경 근처 노르웨이 북부 해역에서 처음 발견됐을 당시 ‘스파이 장비’로 의심되는 물건을 착용한 모습. [출처=마린 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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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노르웨이 해역에서 수상한 장비가 부착된 채 발견돼 ‘러시아 스파이’로 의심 받았던 흰돌고래(벨루가)가 죽은 채로 발견됐다.

1일(현지시간)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에 따르면 지난 31일 노르웨이 남서쪽 리사비카만에서 낚시를 하던 아버지와 아들이 흰돌고래의 사체가 떠다니는 것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발디미르를 관찰해온 해양생물 보호단체 ‘마린 마인드’에서 근무한 해양생물학자 세바스티안 스트란드는 로이터통신에 “발디미르가 살아 있는 모습을 확인한 지 하루 만에 움직임 없이 물에 떠 있는 사체를 보게 됐다”고 전했다. 스트란드는 초기 검안에서 눈에 띄는 부상은 없었기에 부검을 통해 사인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노르웨이 현지인들 사이에서 별명 ‘발디미르’로 불린 이 돌고래는 2019년 4월 러시아 영해에서 약 300km 떨어진 노르웨이 북부 잉괴야(Ingøya) 섬 근처에서 어부들에게 처음 발견됐다.

발견 당시 돌고래의 몸엔 영어로 ‘상트페테르부르크 장비(Equipment St Petersburg)’라고 도장이 찍힌 띠와 카메라를 끼울 수 있는 지지대가 발견되면서 러시아 해군의 ‘스파이 돌고래’로 훈련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했다.

노르웨이인들은 이 돌고래에게 노르웨이어로 ‘고래(Hval)’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Vladimir)에서 딴 ‘발디미르(Hvaldimir)’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14~15세로 추정되는 발디미르의 몸길이는 4.2m, 몸무게는 1225kg로 추정된다. 통상 흰돌고래의 수명은 40~60년이다.

발디미르는 5년간 노르웨이와 스웨덴 해안에서 자주 목격됐고 바다에서 마주친 현지 어부나 지역주민과 종종 교류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발디미르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들도 생겼다.

노르웨이 정보당국은 ‘발디미르’가 사람에게 큰 관심을 보이면서 손짓에도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을 토대로 노르웨이 해역으로 넘오기 전 러시아에서 첩보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러시아에서 잡아 훈련시켰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간 러시아는 발디미르에 대한 그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마린 마인드는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추모사에서 “5년간 발디미르는 수만 명에게 감동을 줬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여줬다”며 “발디미르는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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