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5 (일)

현대차 공장 5곳→2곳···MS는 온라인만 유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삼성 中사업 구조조정]

◆ 글로벌 기업들도 脫中 가속

올 외국인 對中 직접투자 30% 급감

NYT "개혁개방 이후 최대 위기"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탈중국’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3일 삼성전자 중국 판매 법인의 구조조정 소식이 알려지기 앞서 자동차·철강·유통 등의 분야에서 한국 주요 기업들은 중국 내 공장을 매각하고 사업을 정리하며 잇달아 중국에서 발을 빼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자동차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판매량이 급감하자 잇따라 공장 매각에 나섰다. 한때 현대차는 중국에서 베이징 3곳, 창저우 1곳, 충칭 1곳 등 총 5개의 공장을 운영했으나 매출 부진으로 인해 2021년 베이징 1공장, 2023년 충칭 공장을 매각했고 올해 안에 창저우 공장도 매각할 방침이다. 현대차 중국 법인인 베이징현대는 2016년 매출이 20조 1287억 원에서 2023년 4조 9003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 기간 현대차그룹의 중국 내 합산 점유율은 8.1%에서 1.9%로 추락했다.

현대차그룹의 운영 악화로 현대차와 기아에 차량용 강판을 공급하던 현대제철은 현대스틸베이징에 이어 충칭 공장 매각 절차도 밟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역시 중국 창주그룹과의 합작법인 지분을 전량 매각하며 중국 사업 정리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LCD 공장을 매각하기로 하고 최근 우선협상 대상자로 중국 가전 업체 TCL의 자회사인 차이나스타(CSTO)를 선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앞서 2020년 중국 쑤저우 공장을 매각하고 2022년 LCD 사업을 완전히 접은 데 이어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공장이 팔리면 한국 기업이 운영하는 중국 LCD 공장은 모두 사라지게 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중국 정부로부터 사실상의 보복을 당했던 롯데는 최근 롯데백화점 청두점 매각을 완료하며 중국 사업을 완전히 철수했다. 중국 사업에 나선 1994년 이후 30년 만에 완전히 중국에서 손을 떼는 셈이다. 한때 승승장구하던 화장품 업체들도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이 오프라인 매장을 대부분 철수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고전하며 탈출 러시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사업이 부진해서다. 중국 업체의 성장에 따른 경쟁 심화, 한중 관계 악화에 따른 한국 기업과 제품에 대한 구매 선호도 감소, 애국소비(궈차오) 현상으로 인한 국산 제품 선호 등이 표면적인 이유다. 오프라인 위주에서 온라인으로 사업구조가 급격히 전환하며 매장 철수를 선택한 기업도 늘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소비 침체로 인해 중국인들의 소비가 위축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사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미국의 IBM이 중국 내 연구개발(R&D) 부서를 폐쇄하는 등 중국 사업을 대폭 축소했고 중국에서만 1000명 이상을 정리 해고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도 7월부터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을 전면 폐쇄하고 온라인 매장만 유지하기로 했으며 프랑스 뷰티 편집숍 세포라는 중국 내 직원 4000명 중 3%인 120명을 정리 해고한다. 대만 외식 업체 딘타이펑도 베이징과 톈진 등의 매장 14개를 폐쇄하고 중국 북부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중국 당국의 규제 등 사업 환경이 악화된 측면도 탈중국 행렬을 부채질하고 있다. 반간첩법·데이터보안법·국가기밀보호법 등이 잇따라 강화되면서 외국 기업들의 불안감이 확산됐다. 이로 인해 올해 외국인의 대중국 직접투자(FDI)는 1~7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6% 줄어든 5395억 위안(약 102조 1300억 원)에 그쳤다. 중국 정부가 외자기업의 투자 유치에 발벗고 나서면서 차별 대우를 시정하겠다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투자 감소 추세는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경제가 40여 년 전 개혁개방 이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에 직면했다”며 “특히 부동산 붕괴로 인해 소비자들은 조심스러워졌고 기업들도 경계심을 갖게 됐다”고 짚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