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퍼플렉시티와 맞손…韓서는 에이닷에, 美서는 PAA에 접목
국내외 시장 두루 공략해 자사 AI 서비스 이용자 확대 '박차'
유영상 대표 "AI, 이제 생존의 문제…과소투자보다는 과잉투자"
SK텔레콤이 '구글 대항마'로 이름값을 키우고 있는 미국 퍼플렉시티와 손잡는다. SKT의 AI 서비스 플랫폼 '에이닷'의 고도화에 더해 연내 미국에 출시되는 'AI 에이전트'에도 퍼플렉시티의 기술력이 적용된다. 퍼플렉시티의 연 200달러(약 29만원) 상품인 '퍼플렉시티 프로'를 무료 제공하는 승부수도 띄웠다.
SKT는 4일 서울 중구 SKT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퍼플렉시티와 상호 투자, 공동 마케팅, 기술 지원 등 다방면에서 협력한다고 밝혔다. 퍼플렉시티는 2022년 오픈AI 출신의 아라빈드 스리나바스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생성 AI 기반 대화형 검색엔진을 전 세계 50여개국에서 서비스하며 매달 2억3000만개 이상의 검색 요청을 처리, 향후 구글을 위협할 수 있는 '대항마'로 꼽힌다. 기업가치는 30억달러(약 4조원)에 달한다.
양사는 한국과 글로벌 시장 양쪽에서 협업한다. 우선 한국에서는 에이닷을 통해 한국에 최적화된 AI 검색엔진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 SKT는 한국어 데이터와 문화 콘텐츠 등을 제공하고 퍼플렉시티가 파인튜닝 등 기술적인 역할을 하는 방식이다. 이미 SKT는 지난달 '에이닷 3.0' 업데이트를 하며 퍼플렉시티의 AI 검색엔진을 탑재했다. 한국 시장 공략 가속화를 위해 SKT 고객 대상으로 '퍼플렉시티 프로'를 1년간 무료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실시한다.
미국 시장에서도 손잡는다. SKT의 자회사인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이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개발 중인 AI 에이전트(PAA)에 퍼플렉시티가 검색 파트너로 협력한다. PAA는 복수의 초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하는 '멀티LLM' 전략을 채택했는데, 퍼플렉시티는 PAA의 답변 품질 향상을 위해 범용 API가 아닌 별도의 API를 제공해 이용자 개인화에 초점을 맞춘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퍼플렉시티가 해당 자회사에 직접 투자하기로 했다. PAA는 연내 미국에서 베타 버전이 출시될 예정이다.
SKT와 퍼플렉시티 간 '동맹'은 지난 2월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퍼플렉시티와 AI 사업·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6월 SKT가 퍼플렉시티에 1000만달러(약 140억원)을 투자했고, 이번에 아라빈드 CEO가 직접 방한해 협업을 공표하며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SKT와 단독으로 손잡기로 했다. 아라빈드 CEO는 "각국에서 최고의 기업들과 협업하고자 했고, SKT는 전 세계 통신사 중에서도 (AI 분야에서) 개척자"라고 SKT를 칭찬했다.
이날 유영상 대표는 AI에 대한 더욱 과감한 투자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유 대표는 "AI는 이제 생존의 문제가 됐고, 거기서 뒤처진다면 (AI) 전쟁이 끝났을 때 생존할 수 없다"며 "과소투자보다는 과잉투자가 낫다. 과소투자를 해서 지면 나중에 모든 걸 잃겠지만 과잉투자는 돈을 조금 더 쓰는 것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SKT는 지난해 '클로드' 개발사인 앤스로픽, 올해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 '스마트글로벌홀딩스(SGH)'에 1000억원 이상의 거액을 투자한 바 있다. 올해 AI 관련 지분투자 액수도 3000억원으로 잡았다. 유 대표는 그러면서 "AI 수요에 불확실성은 있지만, 퍼플렉시티와 협업하는 것 자체가 AI 수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윤선훈 기자 chakrell@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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