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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응급실 뺑뺑이’ 아우성인데, 의료진 격려만 하고 온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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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후 경기도 한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응급 의료 현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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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밤 경기도의 한 권역 의료 응급센터를 찾아 “응급실 의료진에 대한 보상이 공정하지 못한 점에 공감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응급실 ‘뺑뺑이’ 등 운영 차질로 민심이 악화하자 윤 대통령이 직접 응급실을 방문해 진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오후 9시쯤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실 현장을 둘러보고 의료진들과 간담회를 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번 방문을 포함해 올해만 9번째 의료 현장을 찾았다며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이 내용들을 바탕으로 필수 의료 수가 인상이나 재정 10조원 투자 등 그런 의료 개혁 방안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성태윤 정책실장, 장상윤 사회수석과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진들과 만나 “응급실의 업무 강도가 높아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들이 고생을 엄청나게 많이 하고 있지만 정부의 수가 정책이나 의료 제도가 현장의 어려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무엇보다 의료진분들의 헌신에 대한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리고자 한다”고도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어디에 살든 차별 없는 공정한 의료 서비스를 누리게 하겠다”며 “응급, 분만, 소아 중증을 포함한 필수 의료 인력에 대한 지원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의료인들의 법적인 위험이나 보상 공정성 문제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윤 대통령의 현장 방문은 응급실 운영 차질에 대한 비판 여론을 진화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 때 의료 위기 상황을 묻는 질문에 “의료현장을 한번 가보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며 관리 가능하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이 일었던 점도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의 현장 방문이 민심이나 응급실 상황을 온전히 들을 수 있는 방식이냐를 두고는 비판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의 응급실 방문은 기자들이 없는 전속 취재 형태로 이뤄졌다. 대통령실이 사후에 기자들에게 내용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환자분들하고 의료진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전속 취재의 배경으로 환자나 의료진들의 반발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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