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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유인촌 장관, 장애인 '가치봄 영화' 화면해설 참여…"아주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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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허무는 배리어프리 영화제 '가치봄 영화제' 현장을 찾았다. 직접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에 나선 유 장관은 '가치봄 영화'와 다양한 가족 구성원이 '같이' 살아가는 영화의 의미를 강조했다.

유인촌 장관은 4일 서울 종로 CGV 피카디리1958에서 개막한 '가치봄 영화제'의 '소풍' 특별상영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엔 국민의 힘 나경원, 김예지 의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김영일 회장, 농아인협회 정희찬 본부장이 동석했다.

이날 유인촌 장관은 가치봄 영화 '소풍'에 화면해설에 참여한 소감을 말했다. 그는 "해설에 참여하며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됐고 개인적으로 지금, 여기 이런 말을 좋아하는데 거기에 '같이'가 하나 더 있었다. 지금은 시간이고 여기는 장소고 '같이'는 우리가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함께 있다는 의미가 있어서 이 영화제 자체가 굉장히 많은 사람들한테 큰 의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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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5회 '가치봄 영화제' 특별상영작 '소풍'의 화면해설을 녹음하는 유인촌 장관.  [사진=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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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녹음하면서 굉장히 가슴이 뜨거웠었고 감동을 많이 받았다. 특히 요즘 드라마나 영화에 우리 어른들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가 거의 없다.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 선생님 세 분이 나와서 하는 모습을 보니까 정말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현재, 미래를 오가는 아주 복잡한 감정을 많이 느꼈다. 국가적으로 저출생 문제가 걱정인데 문체부에서 최소한 다문화 가족, 3세대 가족 등 대가족이 나오는 영화에 좀 의도적으로 지원을 좀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특히 "요즘 다 간섭받기 싫어하는 시대가 됐지만 그래도 나홀로 있는 것보다는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리는 그런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찍어서 좀 사람들한테 그런 따뜻한 그런 것들을 좀 보여주게 했으면 좋겠다. 남녀가 결혼까지의 과정에 그 여러 가지 복잡한 심정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서 그런 과정을 거쳐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그런 드라마나 영화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소풍'이 그런 면에서는 굉장히 지금 시대에 우리한테 꼭 필요한 영화"라고 강조했다.

'가치봄 영화제' 특별상영작 '소풍'에서 유 장관은 극중 배우들의 행동에 맞춰 마치 대본의 지문처럼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해설을 곁들였다. 눈을 감고 들어도 눈 앞에 그려지는 듯 생생한 화면해설 덕분에 '소풍'의 줄거리와 배우들의 감정 연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였다. 영화엔 한글 자막도 덧붙여져 농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치봄' 영화의 의미가 더욱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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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소풍'의 한 장면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2024.01.23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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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장관의 화면 해설을 가미한 작품을 감상한 후 배우 나문희, 박근형, 김용균 감독은 감동의 소감을 얘기했다. 나문희는 "해설을 해 주시니까 전에 못 느꼈던 거를 더 많이 느끼고 더 따뜻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박근형 역시 "영화에 해설을 하는 걸 처음 봤다. 그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놓치고 지나가는 것도 그걸 듣고서 더 느낌이 더 배가 된다"고 만족했다. 김용균 감독은 "감독이 속마음을 설명하고 싶을 때가 많은데 사실 그렇게 할 수 없을 때가 많다. 뛰어난 배우 중에 한 분이신 장관님이 직접 해설을 해 주시니 다른 관점으로 정말 재밌었다"고 말했다.

영화를 관람한 한 시각장애인 관객은 "눈이 안보이는 상태에서 일반 영화만 보다가 이렇게 화면 해설 영화를 보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일반 영화를 그냥 듣는 것과 화면 해설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더 많은 분들이 이런 기쁨을 같이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인 관객은 "자막으로만 보는 것보다 수어 화면이 함께 나온다면 감정이 더 잘 전달될 것 같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유인촌 장관은 "저는 작은 화면으로 보면서 녹음했다. 그러면서도 그때 굉장히 가슴이 벅찼고 이런 좋은 영화가 좀 많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생각했다. 실제 이 큰 화면에서 보니까 아까 많이들 우시더라. 저도 오늘 눈물이 많이 났다. 이렇게 큰 화면에서 보는 맛이 있어 극장에 와야 되겠구나 생각도 했다. 시각 장애, 농인 분들을 위해 자막을 넣고 해설을 넣는 건데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영화에 이런 경우가 거의 없다. 우리가 다 같이 하기 위해서는 자막과 이 해설이 꼭 들어가야 하겠다. 영화에선 수어 화면이 같이 나오기는 어려움은 있겠지만 한다면 참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무대 공연에서는 배리어프리 공연에서 수화하시는 분들과 함께 한 적이 있다. 정말 잘 됐는데 전문 배우들이 아니시니 연극배우협회에 부탁을 해서 한 20명 정도가 지금 수화 교육을 받고 있다. 아직은 말을 자유롭게 못하지만 무용, 연극, 음악 등 공연에 그분들이 투입될 수 있도록 지금 준비를 하고 있다. 충분히 잘하기 위해 교육은 오래 필요하다. 배우들이라 감정 표현까지 훨씬 더 아마 수어로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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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소풍'의 한 장면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2024.01.23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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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감독은 노인들이 부딪히는 현실적인 문제, 세대 간의 이해가 부족한 상황 등을 작품에 담으며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에 대해 "어려운 질문이시다"라면서도 "영화를 만들며 많이 생각과 고민을 해봤는데 정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참 잘 살고 싶다. 죽음을 생각하고 늙음을 생각할수록 더 잘 살고 싶다. 이 시간이 정말 소중하구나. 어떻게 잘 살 건지에 대해선 큰 벽을 만났는데 제 생각으론 사랑하는 이들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거다. 어려운 일이다. 소중하면서도 두려운 느낌이 든다. 강요할 수는 없으니까 내가 더 잘해야 되겠다.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다. 죽음을 다뤘지만 어떻게 하면 잘 살 것인가를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인촌 장관은 화면해설 참여와 이날 특별상영회를 두고 "아주 감동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어쩌면 그렇게 잘 맞는다고 할까. 찰떡같이 전체가 잘 모였기 때문에 영화의 감동이 더 많았다. 내내 이런 영화가 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나문희 선생님 남해 말씀하신 것처럼 이 영화 보고 남해에 관광객이 많이 갔으면 좋겠고 막걸리도 좀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이렇게 따뜻하고 사랑이 있고 이렇게 감동을 주는 그런 영화를 좀 많이 만들 수 있도록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했다.

끝으로 유 장관은 최근 파리 패럴림픽에 다녀온 이야기를 꺼내며 "여러 가지로 아직은 많이 모자라고 아직 많이 부족하다"면서도 "그래도 어떻게든지 개선하려고 계속 나아지고 있다. 당장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아마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면서 이런 영화도 더 많이 제작될 거다. 앞으로 어디 영화관 가도 이렇게 볼 수 있는 영화들이 많이 나오게 되면 장애든 비장애든 그렇게 될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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