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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기자수첩]인도에서 만난 생성형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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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웹툰산업협회와 인도의 웹툰 플랫폼 대시툰이 최근 업무협약을 맺었다. IT(정보기술) 강국으로 알려진 인도가 웹툰을 어떻게 소화하는지 궁금해 직접 인도에 다녀왔다.

벵갈루루 켐페고다 국제공항에 내리자 가장 먼저 벽면에 둘러처진 LED(발광다이오드) 전광판이 눈에 들어왔다. 전광판에선 생성형 AI(인공지능)로 만든 영상이 반복 재생됐다. 생성형 AI로 만든 인도호랑이가 생동감 있게 뛰어다녔다.

대시툰은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웹툰을 만드는 플랫폼이다. 이 회사는 생성형 AI 웹툰제작 프로그램까지 만들어 창작자가 그림을 못 그려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얼마든지 웹툰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시툰은 웹툰제작 과정도 공개했다. 과정은 의외로 단순하고 쉬웠다. 스토리만 입력하면 생성형 AI가 알아서 주제를 찾고 여러 캐릭터를 만들어줬다. 창작자는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선택해 세부적인 수정만 더하면 됐다.

대시툰 생성형 AI 담당자에게 저작권 문제는 없는지 질문하자 그는 "저작권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는 생성형 AI로 만든 창작물의 저작권은 창작자가 갖는 방식을 따른다고 설명했다. 또 AI 학습데이터와 관련해선 제도가 만들어지면 이를 따르면 된다고 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를 중심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해 웹툰을 그리기 위한 시도가 이어진다. 하지만 관계부처의 저작권 규제 법제화가 늦어지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말 원칙적으로 AI 창작물에 저작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웹툰 종주국 한국이 주춤한 사이에 만화의 본고장 일본은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작고한 유명 작가의 만화를 생성형 AI에 학습시켜 작품을 부활하고 간단한 스케치만 올리면 금세 착색과 테두리 작업까지 마친 일러스트를 여러 장 만들어주는 도구가 일본에선 널리 쓰인다.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장은 대시툰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국내 창작자들이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대형 플랫폼에 매달리지 않고도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한국이 생성형 AI 규제에 대한 논의를 서두르지 않는다면 유망한 창작자를 외국에 뺏길 것은 자명하다.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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