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 (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US스틸 본사에서 열린 노동자를 상대로 연설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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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US스틸의 일본 매각 불허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은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불허한다는 방침을 공식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US스틸을 149억달러(약 20조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미국 철강 산업의 상징인 기업이 외국 업체에 매각된다는 소식에 노동계와 정치권은 거세게 반발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3월 "역사적인 미국 기업인 US스틸은 미국인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기업으로 남아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경합주 표심을 의식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인수건은 대선 두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반대하고 있는데, US스틸 본사가 자리한 펜실베이니아 주는 대선 주요 격전지로 노동자 표심이 중요하다. WP는 "이번 결정은 정치적 문제로 동맹국이 제안한 거래를 거부하는 충격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며 "이런 움직임이 일본과의 관계를 후퇴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인수합병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판단이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일본제철과 US스틸의 인수합병 건은 미 재무부 산하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와 법무부 두 곳이 관련 심사를 진행 중이다. 법무부는 거래 성사 시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다. CFIUS는 국가 안보 위협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CFIUS는 외국인의 미국기업 인수합병 등 대미 투자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해 안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대통령에 거래 불허를 권고할 수 있다.
NYT는 최근 CFIUS가 이번 인수합병이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의견을 US스틸에 밝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US스틸 대변인은 NYT에 "CFIUS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않았다"며 "이번 인수합병은 국가 안보에 어떤 문제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NYT에 CFIUS로부터 아직 권고안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데이비드 버릿 US스틸 최고경영자(CEO)는 바이든 대통령의 불허 방침이 보도되기 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매각 계획이 무산되면 공장을 폐쇄하고 본사를 이전할 수도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매각 불허 방침이 보도되자 이날 US스틸의 주가는 17.47% 폭락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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