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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군의관·공보의 차출' 방침에 경남 의료취약 지역 의료 공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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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회 진료 통해 빈 자리 메워…보건소선 "1명만 빠져도 부담"

경남도 "도내 의료기관 배치 대응…현행 5명 파견 유지될 듯"

뉴스1

의사 부족에 따른 응급실 의료대란에 정부가 군의관을 파견하기로 한 4일 서울 양천구 목동 이대목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앞에서 환자가 구급차로 이송되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강원대병원 5명, 세종충남대병원 2명, 이대목동병원 3명, 아주대병원 3명, 충북대병원 2명 등 군의관 15명을 추가 배치한다. 오는 9일부터는 230여명의 군의관과 공중보건의(공보의)를 위험기관 중심으로 집중배치할 계획이다. 2024.9.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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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뉴스1) 박민석 한송학 강미영 기자 = 보건복지부가 오는 9일부터 군의관과 공보의 230여명을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전국의 병원에 추가 투입하기로 하면서 경남의 의료 취약 지역에서는 공보의 차출로 인한 의료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5일 경남도와 도내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경남에서는 도내 15개 시군에서 공보의 17명을 차출해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부산대병원 등 전공의 이탈로 운영에 차질을 겪고 있는 대형병원에 배치했다.

당시 차출된 공보의들이 근무하던 지역 보건지소는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놓이게 됐다. 지역에 남은 다른 공보의들이 순회진료를 하며 빈 자리를 메웠지만 보건지소를 통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던 의료취약지 주민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지난 3일 보건복지부는 오는 9일부터 군의관과 공보의 인력 235명을 응급의료기관에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추석을 앞두고 응급실 운영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병원이 잇따르자 내놓은 조치다.

정부의 공보의 차출 방침이 발표되자 도내 의료취약지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 의료 공백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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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합천군 대양면 보건지소 출입구에 월·수·금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진료가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4.9.4 ⓒ 뉴스1 한송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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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의 28명이 근무하고 있는 합천군에서는 4주 간격으로 공보의 1명이 차출되고 있다.

공보의가 차출된 보건지소는 타 지소 공보의가 일주일에 2번씩 파견을 와서 진료를 보며 공백을 메우고 있다. 이 경우 파견을 보내는 보건지소는 공보의가 없어 또 의료 공백이 생기게 된다.

합천군 보건소 관계자는 "대부분 전문의가 차출돼 만성질환자 진료 등에 어려움이 있다"며 "농어촌 의료 취약지는 차출을 제외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을 한 것으로 안다. 의료 사태 장기화로 앞으로 상황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청군은 현재 차출된 공보의가 없지만 현재도 부족한 공보의가 다시 차출되면 진료에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최근 차출된 공보의가 6개월만에 복귀했다"며 "현재도 공보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추가 차출이 되면 보건지소 순회 진료를 늘려야 하는 등 부담이 크다"고 우려했다.

공보의 2명이 차출된 하동군은 의료 공백에 대한 염려의 목소리를 냈다. 군은 현재 공보의 9명이 보건소 1곳과 보건지소 12곳을 순회 진료하면서 의료 공백을 메우고 있다.

군은 공보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2명이 차출되면서 부족한 인력난이 한층 더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환자가 몰리는 독감 예방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공보의 업무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하동군 보건소 관계자는 "보통 공보의들이 한 달가량 파견을 다녀 오는데 이번에는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하동은 병원급 의료기관이 없고 공보의도 부족해 추가 차출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7명의 공보의가 있는 남해군은 다음 주 중 다른 지역으로 공보의 1명을 차출해야 한다.

남해군 보건소 관계자는 "원래도 공보의가 부족했기 때문에 1명만 빠져도 부담이 된다"며 "순회 진료 등을 운영해 군민들의 의료 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서는 5명의 공보의가 차출된 상태다. 창녕과 하동에서 근무하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2명이 국립경상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에 파견돼 있고 나머지 일반의 3명은 부산백병원과 고신대병원, 가천대 길병원에 도내 18개 시군 공보의들이 돌아가며 파견을 간다.

정부의 이번 공보의 차출 계획을 두고 경남도도 지역 의료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도 보건행정과 관계자는 "지난 3월 파견 당시 공보의를 차출 보내야 하는 시군마다 부담이 되고 지역의료 공백 우려도 많았다"며 "도는 도민 의료 공백이 없도록 공보의가 차출되더라도 도내 의료기관에 배치될 수 있도록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보의 차출은 보건복지부가 각 지역 보건소 상황이나 공보의 인원 등을 고려해 차출 인원과 배치 기관을 결정한다"며 "이번 군의관·공보의 파견은 군의관 위주로 진행되고 있어 도내에서는 현재와 같이 5명의 공보의 파견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pms71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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