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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전단지 한장 뗐다고 중학생 송치…항의 폭주에 결국, 경찰서장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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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영상 출처 = JTBC 사건반장 보도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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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엘리베이터 거울에 붙어 있던 전단지 한 장을 뗐다는 이유로 중학생이 송치된 사건이 공분을 사면서 결국 경찰서장 명의의 사과가 이뤄졌다.

5일 용인동부경찰서는 경찰서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항의성 게시물에 사과 댓글을 달았다.

김종길 용인동부경찰서장은 “많은 분께 걱정을 끼쳐드려 서장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겠다”며 “해당 사건 게시물의 불법성 여부 등 여러 논란을 떠나서 결과적으로 좀 더 세심한 경찰행정이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쉽게 생각하고, 관심과 질타를 토대로 더욱 따뜻한 경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고개 숙였다.

앞서 지난달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중학생 A양이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A양은 지난 5월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귀가하다가 거울에 부착된 비인가 게시물을 뜯었다. 종이가 거울을 가리고 있어 이용이 불편하다는 이유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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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경기용인동부경찰서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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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양이 뜯어낸 전단지는 아파트 내에서 활동하는 주민자치조직이 하자보수에 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부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사무소로부터 따로 게재 인가를 받지는 않았다. 이 사건은 A양의 아버지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022년 평택지방법원이 내린 공동주택관리법 판례를 참고해 A양을 송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게시물을 적법한 방식으로 철거하기 위해서는 부착 주체에게 자진 철거를 요청하거나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

누리꾼들은 이 사건을 수사한 용인동부경찰서 홈페이지로 몰려갔다. 자유게시판에는 이 사건이 공론화된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600건에 달하는 글이 작성됐다. A양의 구제를 희망하고 경찰의 기계적 업무 처리를 비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누리꾼들은 “전단지 떼는 행위가 남의 재산을 빼앗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냐”, “중학생이 피의자로 출석해 얼마나 무서웠을까”, “저도 아파트 입구와 우체통에 붙은 전단지 자주 뗐으니 자수한다”, “광고지 떼기 전에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요?”, “흉악범에게는 관대하면서 뭔 이런 일로 애한테”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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