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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글로벌세아 김웅기 회장, 두 딸 승계 구도 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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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녀 김진아 지주사 대표, 삼녀 김세라 세아상역 부사장 선임
경영 능력 시험대…수익성 개선, 계열사 자본 정상화 등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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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오른쪽 위)이 2세 승계 윤곽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김진아 글로벌세아 대표와 김세라 세아상역 부사장이 그룹을 안정화하고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서울시 강남구 글로벌세아 본사 /우지수 기자·글로벌세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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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우지수 기자] 글로벌세아그룹 창업주 김웅기 회장이 2세 승계를 위한 청사진을 그릴 지 주목된다. 최근 김 회장 차녀와 삼녀가 각각 그룹 지주사 글로벌세아 대표이사와 의류 사업을 하는 핵심 계열사 세아상역 부사장에 오르는 등 경영 역할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세아그룹은 그간 다양한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지난해 재계 순위 70위 대기업 집단이 됐지만 계열사 실적과 재무 상태 안정화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김웅기(73) 글로벌세아 회장은 슬하 세 딸을 두고 있다. 이 중 글로벌세아그룹에서 차녀 김진아(40) 글로벌세아 대표이사와 김세라(33) 세아상역 영업부문 부사장이 근무 중이다. 장녀 김세연 씨는 미국에서 골프장, 부동산 등 본인 사업을 하고 있다.

김진아 대표는 지난달 1일 글로벌세아 대표로 임명되면서 승계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는 인물로 꼽힌다. 김 회장 딸 중 유일하게 글로벌세아와 세아상역의 사내이사로 활동해 와서다. 다만 지난 4일 김세라 부사장도 세아상역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딸들의 경영 책임이 모두 커졌다. 김세라 부사장은 글로벌세아 사내이사에는 오르지 않았다.

김진아 대표는 지난 2009년 세아상역에 입사한 뒤 글로벌세아 전략기획실장, 그룹총괄 부사장을 지냈다. 지난달 인사를 통해 대표이사 사장이 됐고 김세라 부사장도 같은 날 승진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글로벌세아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 내실을 빠르게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아 대표는 글로벌세아와 계열사 실적 부진을 개선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글로벌세아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164억원으로 전년(2022년) 대비 36%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9% 늘어난 4조6487억원이다. 이 회사 영업이익은 최근 3년간 꾸준히 줄고 있다. 글로벌세아는 계열사로부터 대여금이 늘면서 불어난 이자비용에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전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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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세아는 몸집을 키우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세아STX엔테크, 태림페이퍼·포장, 쌍용건설 등 다양한 기업을 인수하면서 차입금 규모가 불어났다. 사진은 서울시 송파구 쌍용건설 본사 /윤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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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세아는 지난 2017년 STX중공업 플랜트사업 부문(현 세아STX엔테크)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불리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 2020년 국내 1위 골판지 제조사 태림페이퍼와 태림포장을 매입했고 지난 2022년에는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하는 발맥스기술과 쌍용건설까지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2018년 5000억원 수준이었던 그룹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1조8800억원으로 뛰었다.

이 중 세아STX엔테크는 건설 경기 악화, 원재료값 상승으로 공사비가 증가하면서 사업이 악화됐고 지난 7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 총액은 마이너스 1285억원으로 나타났다.

그룹 매출액 과반수를 담당하는 세아상역의 부진은 김진아 대표와 김세라 부사장이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세아상역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8219억원, 622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64.8% 감소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세아 측은 "세계적 경기침체와 고금리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의류·섬유 시장의 회복세가 더뎌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아 대표의 경영 책임이 커진 반면 지분 측면 승계 구도는 아직 굳혀지지 않았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지주사 글로벌세아 지분 84.8%를 김웅기 회장이 보유 중이다. 이어 아내 김수남 세아재단 이사장이 12.36%, 김세연 씨와 김진아 대표가 0.59%씩 들고 있다. 1.66%는 글로벌세아 자기주식이다.

김 회장의 세 딸은 세아상역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김세연 씨가 12.94%, 김진아 대표와 김세라 부사장이 각각 12.56%를 확보했다. 김진아 대표와 김세라 부사장이 가진 그룹 지배력은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글로벌세아는 세아상역 지분 61.9%를 보유하고 있는 그룹 지배구조 최상위 기업이다.

업계에서는 김진아 대표와 김세라 부사장 인사가 승계에 앞서 경영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대라는 시각이 나온다. 한 의류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딸들에게 기업을 승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입사 이후 승진 속도가 빠른 만큼 책임도 커지고 있다"며 "지주사 대표와 계열사 부사장 인사를 그룹 위기 상황에서 낸 만큼 어떤 성과를 만들지 지켜보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글로벌세아그룹 관계자는 "지분 승계, 변동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세아는 오는 2025년까지 인수합병과 신사업 투자 등으로 연 매출액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 규모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그룹 차원에서 제시했다. 경영 시험대에 오르게 된 김진아 대표와 김세라 부사장이 그룹을 안정화하고 승계 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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