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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학교도 술집도 출입 금지” 문신 800개 새긴 7남매 엄마의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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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멜리사 슬론의 얼굴까지 덮은 문신(사진 왼쪽)과 문신을 가리기 위해 진하게 화장을 한 모습. /본인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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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에 새긴 800개의 문신으로 얼굴까지 덮은 영국 여성 멜리사 슬론(47)이 문신 탓에 자녀의 학용품을 사는 사소한 일도 함께할 수 없다며 일상 생활 속 고충을 토로했다.

영국 매체 더 미러는 4일(현지시각) 800개가 넘는 문신 시술을 받아 영국에서 가장 문신이 많은 엄마로 유명세를 탄 슬론의 사연을 전했다. 슬론은 7명의 자녀가 있는 엄마로, 자신의 독특한 외모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 가족들이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다른 아이들이 놀랄까 봐 쇼핑을 피하고 있으며, 대부분 남편이 학용품, 식료품 쇼핑을 해주거나 온라인에서 물건을 산다고 한다. 그는 “내가 아동용품이나 학용품 코너에 가기만 하면 다른 학부모들이 나를 쳐다본다”며 “아이들이 나를 손으로 가리키고, 어떤 아이들은 나를 보고 무서워 울거나 웃기도 한다”고 했다.

이런 탓에 슬론은 얼굴에 새겨진 문신을 가리기 위해 두꺼운 파운데이션으로 덮기도 했다. 이 모습을 본 11살, 9살의 어린 자녀들은 오히려 화장한 모습을 무서워하며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그는 “우리 아이들은 문신을 신경 쓰지 않아서 오히려 문신을 문제라 생각하는 다른 사람, 특히 부모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학용품, 교복 쇼핑 같은 부모가 해야 하는 흔한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게 특히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슬론은 학용품 가게뿐만 아니라 술집과 교회 등 지역 내 여러 장소에서 출입이 금지됐다. 아이들을 놀라게 할까 봐 해변에 가거나 비키니를 입는 것도 피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기간에는 자녀들의 학교 출입까지 금지당해 연극이나 크리스마스 축제를 볼 수 없었다. 일자리를 구하는 일도 당연히 쉽지 않다. 그는 과거 잠시 변기를 청소하는 일을 했지만 이마저도 오래가지 못했다. 제대로 된 직장이 없어 지원금 등으로 생계를 꾸리는 형편이다.

그러나 슬론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슬론은 어렸을 적 성적 학대를 경험하면서 생긴 마음의 상처를 가리기 위해 문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이복형제는 아동 성범죄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지난 2022년 징역 21년형을 선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회에서 자신의 문신이 받아들여지고 다른 사람들이 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다른 사람에게 내 몸을 숨길 필요가 없어야 한다”라며 “내 외모를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공공 장소를 피해야 하는 것은 매우 피곤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큰 불편을 겪고 있지만 문신을 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나는 내 모습을 사랑한다. 다른 사람들이 이를 이해할 수 없다면 그것은 그들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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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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