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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尹-기시다, 2시간 만찬… "비 온 뒤에 땅 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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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한·일 앞날 흔들리면 안돼"

기시다, 조선통신사 '경요세계' 언급

"세계에서 함께 빛을 발하기를 희망"

아시아투데이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한일 확대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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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천현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6일 "한·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선택이 아닌 역사적 책무"라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한국 속담을 언급하며 "한·일은 이웃이기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유대를 강화해 왔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실무 방한한 기시다 총리 부부 초청 만찬 자리에서 이 같이 밝혔다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청와대 본관으로 이동해 2시간가량 부부 동반 만찬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한·일 관계 개선은 결코 순탄치 않은 과정이었다"며 "앞으로도 한·일 관계의 앞날에 예측하기 힘든 난관이 찾아올 수도 있으나 흔들리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선택이 아닌 역사적 책무"라며 "기시다 총리께서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변함없이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기시다 총리의 방한으로 12년 만에 셔틀외교가 복원된 점을 거론하며 같은 달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한 것을 돌아봤다. 또 8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11월 APEC 정상회의 계기 스탠포드 대학 좌담회 공동 참석 등 기시다 총리와 함께 한 시간을 회상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한국말로 "대통령님, 여사님,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멋진 만찬에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라고 답사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 속담에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다"며 "한·일은 이웃이기 때문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유대를 강화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에 세찬 비가 온 적도 있지만 윤 대통령과 비에 젖은 길로 함께 발을 내딛으며 다져온 여정이 한·일 관계의 새로운 시작이었다"며 "한·일 양국이 양국 정상 간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에 대처해 나가는 파트너로서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도 설령 의견 차가 있어도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함께 지혜를 내 길을 개척하자"며 "'경요세계(瓊瑤世界)'라는 말처럼 현대에도 한·일 양국이 서로를 비춰 지역과 세계에서 함께 빛을 발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경요세계란 조선통신사 박안기가 시즈오카현 세이켄지에 남긴 편액으로 두 개의 옥구슬이 서로 비춘다는 의미다. 당시 조선과 일본이 서로 신뢰하고 교류하면서 좋은 관계가 되자는 취지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만찬장에선 한국 전통악기인 가야금과 해금으로 양국의 인기 드라마, 애니메이션 삽입곡이 연주됐다. 대통령실은 "'떨림과 울림'이라는 주제로 이어진 공연에서는 양국에서 사랑받는 우리 민요와 판소리, 대중가요로 구성한 화합의 무대가 펼쳐졌다"고 밝혔다.

이날 만찬엔 한식과 일식이 어우러진 메뉴가 제공됐다. 참깨 두부와 일본에서 즐겨 먹는 채소인 경수채 무침을 곁들인 금태 소금구이, 새우 만두가 전채 요리로 제공됐다. 이어 자연 송이, 한우 양념갈비 구이와 메밀 물냉면이 나왔고, 후식은 볶은 콩가루로 만든 키나코 푸딩이 상에 올랐다.

이날 만찬 자리엔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철희 주일대사 등 정부측 인사가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비서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장호진 외교안보특별보좌관 등이 자리했다.

일본 측에서는 무라이 히데키 관방부 장관, 아키바 다케오 국가안전보장국장,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대사,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심의관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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