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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흔들리는 저축은행…금융당국, 연일 건전성 관리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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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원장-저축은행업권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9.06. bjk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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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실적 저하와 연체율 급등으로 저축은행권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저축은행들에 대한 건전성 관리를 연일 압박하고 있다.

경·공매를 통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정리를 재촉하는가 하면 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저축은행들을 대상으로 경영실태평가와 현장검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전날 저축은행중앙회장, 8개 저축은행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갖고 "최근 부동산 PF 문제로 경영건전성 우려 등 신뢰의 문제에 직면한 엄중한 상황에 처해있다"며 부동산 PF 대출 부실의 신속한 정리를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부실우려 등급 사업장은 6개월 내 경공매 등을 통해 조속히 정리하는 등 재구조화·정리계획을 이행하는데 한 치의 소홀함 없도록 해야 한다"며 "손실가능성에 대비한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과 자본확충에도 각별히 신경써서 부동산 PF 시장의 자금 선순환과 신뢰 회복에 앞장서 달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결과 지난해 6월말 기준 부실 사업장에 해당하는 '유의'(C등급) 또는 '부실우려'(D등급) 사업장 여신(PF대출·토지담보대출·채무보증)은 저축은행 업권의 경우 4조5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사업장은 재구조화나 경공매를 통한 정리 대상이다.

해당 사업장의 부실로 인해 저축은행들이 쌓아야 한 대손충당금은 1조6000억원에 달했다. 저축은행 업권의 PF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말 10.9%에서 올해 6월말 29.7%로 약 3배로 불었다.

저축은행의 6월말 기준 PF대출과 토담대 잔액은 16조6000억원으로 전년말 22조1000억원 대비 5조5000억원 줄었다.

그러나 연체율은 PF대출의 경우 같은 기간 6.96%에서 12.52%로 2배 가까이 치솟았다. 토담대 연체율도 지난해말 9.91%에서 올해 6월말 18.66%로 약 2배가됐다.

김 위원장이 "부동산 PF 등 특정자산 쏠림으로 위기가 반복되는 현실을 냉철하게 진단해야 한다"며 저축은행 업권에 부실 사업장의 신속한 정리와 대손충당금 적립 및 자본확충을 주문한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금융당국은 최근 자본적정성이 악화된 저축은행들을 대상으로 자본확충 방안을 요구하기도 했다.금융감독원이 자본조달계획을 요구한 저축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권고치를 밑돈 상상인·상상인플러스·라온·바로저축은행 등 4곳이다.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의미하는 BIS 비율은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저축은행의 BIS 규제비율은 자산 1조원 미만은 7%, 1조원 이상은 8%가 적용되는데 금융당국은 자산 1조원 미만은 10%, 1조원 이상은 11%를 넘기도록 권고하고 있다.

BIS 비율이 권고치를 밑돌 경우 금감원은 유상증자 등의 자본확충 방안을 담은 자본조달계획을 요구할 수 있다.

자본조달계획 요구 대상이 된 저축은행들의 올해 2분기 공시 기준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자산 1조원 이상인 곳의 경우 상상인 10.45%, 상상인플러스 9.72%, 바로 10.67% 등이었으며 자산 1조원 미만인 라온은 9.01%로 권고치를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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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저축은행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를 지속했다. 여신 축소와 대손충당금 증가에 적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3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상반기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총 3804억원의 순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965억원 순손실에서 2839억원 급증한 것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시내 한 저축은행. 2024.08.30. km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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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는 BIS 비율이 권고 기준에 미달한 일부 수도권 대형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공동검사에도 착수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6월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3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경영실태평가에 나선데 이어 지난달 말에도 4개 저축은행에 대한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해 건전성 관리실태를 점검한 바 있다.

상호저축은행 감독규정에 따르면 금감원은 경영실태평가 결과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거나 경영상 취약부문이 있다고 판단되는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지도·점검을 강화하고 필요시 경영개선계획을 제출받거나 경영개선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에서는 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일부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적기시정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금감원은 경영실태평가 결과 자산건전성 또는 자본적정성 부문의 평가 등급이 4등급 이하(경영개선권고)이거나 종합평가등급이 4등급 이하(경영개선요구)일 경우 적기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다.

이 경우 인력·조직운영 개선이나 경비절감 권고에서부터 영업소 폐쇄·통합 또는 신설제한, 조직축소, 예금금리수준 제한, 자회사 정리, 임원진 교체 요구, 영업 일부정지 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만일 경영개선권고나 요구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경영개선명령을 받게 되면 주식 소각이나 합병, 영업양도, 제3자 인수 등의 조치도 가능하다. 이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최근 저축은행 업권의 실적은 고금리와 경기 침체에 따른 대출 연체율 증가, 부동산 PF 대출 부실 등의 여파로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총 3804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는 965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적자폭이 2839억원 확대된 것이다.

연체율은 8.36%로 전년말 대비 1.81%포인트 증가했다. 경기회복 둔화와 경기침체 등으로 거래자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되면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 저축은행권의 여신 감소도 연체율 상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1%를 넘어섰다. 전년말 대비 3.77%포인트 상승하며 11.5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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