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자, 유럽 외교관들에게 브리핑
'탄도미사일 요격 10%' 우크라에 악재
에브라힘 라이시(앞줄 왼쪽 세번째) 전 이란 대통령과 수행원들이 지난해 8월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혁명수비대(IRGC) 군 행사에서 이란제 탄도시마일 앞을 걸어가고 있다. 테헤란=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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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러시아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백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수개월간 미사일 전달을 만류해 온 서방 압박에도 끝끝내 무기 지원을 단행한 것이다. 추가 공급 가능성도 크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당국자들을 인용, 미국 관리들이 전날 워싱턴 주재 유럽 대사들에게 '이란이 러시아에 미사일을 선적해 보냈다'고 알렸다고 보도했다.
"마침내 전달"
이란과 러시아 간 탄도미사일 거래 가능성은 지난해 초반부터 제기됐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이란·러시아 양측이 반(反) 서방 기조를 고리로 급속히 밀착했기 때문이었다. 실제 이란은 이미 러시아에 이란제 샤헤드 공격용 무인기(드론)를 지원했고, 세르게이 쇼이구 전 러시아 국방장관이 지난해 9월 이란 혁명수비대(IRGC) 우주항공군(공군) 사령부를 방문해 이란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아바빌'을 둘러보기도 했다.
WSJ는 "미국은 지난 18개월 동안 중동 국가 오만 관리들의 중재로 이란과 주기적인 회담을 갖고 미사일 이전에 대해 경고했다"며 "서방의 엄격한 경고에도 모스크바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강력한 군사 도구(이란 단거리 탄도미사일)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번 미사일 이전 소식을 두고 WSJ에 "마침내 전달된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재난 당국 관계자들이 지난 5일 중부 도시 폴타바에서 러시아군 공습으로 쑥대밭이 된 건물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폴타바=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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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제재 부과한다지만...
러시아가 탄도미사일을 추가 확보하며 우크라이나는 더욱 불리해질 전망이다. 가뜩이나 방공망이 부족한데, 드론 등 기타 발사체보다 요격하기 어려운 탄도미사일이 러시아에 대거 공급됐기 때문이다. WSJ는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간 우크라이나군이 격추한 러시아 탄도미사일은 전체 10%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익명 유럽 관계자는 WSJ에 "이번 지원이 끝이 아닐 것"이라며 이란의 추가 무기 공급 가능성도 시사했다.
서방은 이란에 추가 제재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WSJ는 "유럽은 이란 국적 항공사의 유럽 공항 이용을 금지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지난 제재 이후) 남아있던 무역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항공 분야 외 다른 경제·금융 제재는 단행하지 않는 등 추가 제재에 머뭇 거리는 기류가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매체는 유럽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설명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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