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제작사(CP사)를 통해 연재하는 작가들이 플랫폼과 직접 계약해 활동하는 이른바 개인 작가들보다 우울증을 겪을 확률이 훨씬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 국제학술지 'SH@W'에 최근 게재된 '웹툰 작가의 노동 환경과 우울 증상'이라는 제목의 연구 논문은 웹툰 작가의 계약 방식과 우울증 유병률(환자 수 비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이진우 한일병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참여한 연구진은 플랫폼과 직계약한 웹툰 스토리 작가의 우울증 유병률을 기준으로 두고, 제작사를 통해 간접 계약한 스토리 작가와 그림 작가 등의 유병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를 보면 제작사의 웹툰 스토리 작가가 우울증을 앓는 확률이 플랫폼 직계약 웹툰 스토리 작가의 9.51배로 나타났다.

제작사와 계약한 그림 작가의 우울증 유병률도 직계약 스토리 작가의 6.47배였다.

이는 웹툰 작가 312명을 설문한 뒤 인과관계를 추정할 때 사용하는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활용해 도출한 결과다.

계약 방식 및 활동분야에 따른 웹툰작가 우울증 유병률 로지스틱 회귀 분석 [논문 발췌. 재판매 및 DB 금지]

웹툰 작가는 스토리 담당과 작화 담당, 두 가지를 혼자서 해내는 창작자로 나뉜다. 이들은 플랫폼과 직접 계약하거나 스튜디오 등 제작사를 통해 간접 계약해 작품을 연재한다.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맡은 직무와 무관하게 작가의 계약 형태에 따라 우울증 유병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적인 노동량은 우울증 유병률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직계약 작가의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59.7시간으로, 제작사와 계약한 작가(54.7시간)보다 5시간가량 많았고, 웹툰 한 편당 컷 수도 직계약 작가가 평균 67.2컷으로 제작사 계약 작가(64.8컷)보다 많았다.

다만, 제작사 소속 작가의 경우 휴식이나 편당 컷 수 등을 조정할 수 있는 노동 재량권은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CP사와 계약한 웹툰 작가의 (근무 시간을 포함한 전반적인) 노동 조건이 더 나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면서 "CP사 계약 그림 작가의 경우 직접 계약 작가보다 노동 재량권이 상당히 낮았다. 이 사실이 우울증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웹툰 산업 하도급 구조 [논문 발췌. 재판매 및 DB 금지]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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