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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2단계 스트레스 DSR 첫주, 주담대 꺾여…'풍선효과' 신용대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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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2~5일 4456억↑…하루 3000억→1000억 둔화

신용대출 일주일 만에 4759억…마통만 4602억원

뉴스1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가 시작된 1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지역. 2024.9.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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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첫 주 가계대출 잔액이 역대급 증가 폭을 보였던 7~8월 대비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조이기 시작한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담대에 이어 신용대출까지 조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신용대출을 미리 받아두자는 움직임이 이어지며 잔액이 이달 한 주 만에 지난달 전체 증가분의 절반 이상 늘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5일 기준 726조 643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725조 3642억 원) 대비 1조 2792억 원 늘어난 액수다. 지난 7월 7조 1660억 원, 8월 9조 6259억 원 등 역대급 증가 폭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선 다소 둔화한 모습이다.

세부적으로 주담대의 경우 지난달 말(568조 6616억 원) 대비 5일은 569조 5450억 원으로 8834억 원 늘었다. 5일간 하루 평균 1700억 원대로, 지난달 하루 평균 3000억 원에 가깝게 늘었던 것과 비교해선 증가세가 둔화했다.

특히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된 지난 2일부터 5일 기준으로는 4456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쳐, 하루 평균 1000억 원대 늘어나는 것에 그쳤다. 지난달 마지막 주에만 2조 9048억 원 늘었는데 이달 들어 증가세가 확연히 꺾인 것이다.

통상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2주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에도 이달 중순까지는 주담대 잔액은 소폭 늘어나다, 이후 증가세는 더 꺾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담대 수요 일부가 신용대출로 이동했다. 부족한 주택 구입 자금을 신용대출로 메우려는 수요와 함께, 신용대출까지 조이기 전 미리 받아두려는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일 기준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 3921억 원으로, 지난달 말 103조 4562억 원 대비 4759억 원 늘었다. 8월 한 달 늘어난 잔액이 8495억 원이었는데, 이달 한 주에만 지난달 증가분의 50%를 넘은 것이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6월 2143억 원, 7월 1713억 원 감소하다 지난달 들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통장자동대출(마이너스통장) 잔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5일 기준 38조 8635억 원인데, 지난달 말 38조 4033억 원 대비 4602억 원 늘었다. 신용대출 증가 대부분이 마이너스통장 잔액 증가분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담대에 이어 신용대출도 조인다는 소식에 한도 축소 전 마이너스통장을 미리 뚫어놓자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 주담대를 신청해 두고 모자란 금액을 신용대출을 조이기 전 마이너스통장으로 메우려는 수요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경우 오는 9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한다. 최대 대출 가능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별도 제한이 없었다.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이미 지난달 29일부터 제한 중이다. 기존에는 1억~1억 5000만 원이었으나, 5000만 원으로 일괄 줄였다.

신한은행도 오는 10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100%까지로 제한한다. 기존에는 별도 제한이 없었다. 오는 13일부터 마이너스통장 한도도 5000만 원으로 제한한다.

우리은행 측도 "신용대출 증가 추이를 모니터링 중"이라며 "제어가 필요한 경우 연소득 대비 대출한도 비율 축소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주담대 수요가 신용대출로 번지는 것을 예의주시 중이다. 신용대출 조이기가 다른 은행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은 배경이다. 신용대출이 증가할 경우 이에 대한 추가 대책을 꺼내들 수 있다.

금융당국은 내에선 40%로 제한돼 있는 DSR 산정 시 5년으로 적용하고 있는 신용대출의 만기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신용대출의 경우 실제 만기가 2~3년이라고 하더라도 DSR 산정 시에는 만기를 5년으로 적용 중인데, 만기를 축소할 경우 DSR이 올라가 한도가 축소되는 효과가 있다.

한편 지난 6일 17개 은행의 여신담당 부행장은 은행권 '가계부채 관리 실무협의회' 킥오프 회의를 열기도 했다. 은행별 연간 대출 증가 한도액을 지킬 수 있는지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회의는 실무진 선에서 주 1회 열기로 했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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