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 수립일(9·9절)을 맞아 김덕훈 내각총리를 비롯한 북한 간부들이 지난 8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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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권수립일(9·9절) 76주년을 맞아 고위 간부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다른 주요 인사들은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근 압록강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수해를 수습하고 있는 점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김덕훈 내각 총리와 최룡해 최고인민회의(국회에 해당) 상임위원장,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정·군 간부들이 지난 8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고 9일 보도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곳이다.

다만 김 위원장이 참배했다는 내용은 없다. 대신 “김정은 동지의 존함을 모신 꽃바구니가 진정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2012·2018·2021년 9·9절 때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통신이 게재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뿐 아니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조용원·리일환·박정천 당 비서 등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최근 수해 복구와 국방력 강화 계획 등과 관련한 현지 지도 일정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수해 상황이나 국방 계획 관련 성과를 챙기기 위해 지방 일정을 돌고 있을 수 있다”라며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빠진 다른 인원들이 김 위원장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이 9·9절 당일 기념연회나 예술공연 등을 개최하더라도 김 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규모 수해를 의식해 떠들썩한 연회나 공연 등을 즐기는 모습은 자제할 것이란 얘기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김 위원장이 연회에 참석한 건 73·74주년 등 두 차례밖에 없기도 하다.

게다가 올해는 북한이 중요하게 여기는 정주년(5년 단위로 꺾이는 해)이 아니라서, 중앙보고대회와 대규모 열병식도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9·9절을 맞아 연설 등을 통해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

통신은 앞서 지난 8일 평양에서 9·9절 76주년 기념 경축 집회를 개최했다고 보도했다. 집회에는 김덕훈 총리와 최룡해 상임위원장 등이 주석단에 자리했다. 전국 각지에서 초청된 ‘노력 혁신자’와 공로자 등이 참석했다. 김 총리는 연설에서 “중첩되는 난관에도 굴함 없이 변혁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는 전체 인민들과 공화국 무력 장병들, 사회주의 조국을 위해 억세게 투쟁하고 있는 총련을 비롯한 해외교포조직들과 동포들에게 뜨거운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집회 이후에는 청년 학생들이 참가하는 야회도 열렸다.

북한은 1948년 9월 최고인민회의 제1기 1차 회의를 통해 9월9일을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창건일로 선포한 뒤 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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