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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미국 대선 승패 걸린 중서부, 중요한 건 ‘노조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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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달 8일(현지시각)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미시간주 웨인에 있는 전미자동차노조(UAW) 900지부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웨인/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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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 승리를 위해 미시간주와 같은 중서부 주들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이들 주의 핵심 표밭은 노동조합이다. 노조는 오랫동안 친민주당 성향이었지만, 2016년 대선 때 일부 블루칼라 노동자들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 쪽으로 기울면서 대선 결과를 바꾼 주역이 됐다. 이번 대선에서도 노조별로, 노조 안에서도 지지 후보가 엇갈리는 등 이들의 표심 분화는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공영방송 피비에스(PBS)는 최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자동차 산업 종사자들 내부의 엇갈리는 표심을 집중 조명했다. 은퇴한 자동차공장 노동자 출신 브라이언 페네베이커는 자신이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성향 가정에서 자랐다고 말했다. 그는 “존 F. 케네디가 암살됐을 때 어머니가 며칠간 울던 게 기억난다. 항상 ‘민주당이 소시민과 노동자를 위한 당’이라는 말을 들었다”라며 “지금은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라고 밝혔다. 그는 무역·관세·중국과 관련한 트럼프 후보의 태도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그가 ‘트럼프를 위한 자동차 노동자들'이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에 개설한 모임은 30명으로 시작해 현재 회원 3800명 규모로 성장했다.



그는 “1992년 로스 페로 (무소속) 대선 후보가 ‘빌 클린턴을 뽑으면 북미 자유무역협정(나프타) 관련 법이 통과되고 우리 일자리가 모두 멕시코로 간다’고 했는데 그가 말한 대로 됐다”며 “공화당의 ‘낮은 세금·가족의 가치’가 일반 노동자들에게 민주당보다 낫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디트로이트 근처 정유공장에서 일하는 화물노조 조합원들도 피비에스에 “우리는 석유 친화적인 사람을 뽑을 거다. 나의 일자리를 위해서라면 누구든 지지한다”라며 “미국이 에너지 자급자족 국가가 되는 것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친민주당인 전미자동차노조(UAW)의 일부 노동자들도 중산층이 되면서 감세를 지지하는 공화당 지지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피비에스는 여전히 전체적으로는 민주당이 강세라고 평가했다. 포드 공장에서 품질 관리 검사원으로 일하는 월터 로빈슨은 자신의 동료들이 해리스 후보의 이 지역 방문을 기뻐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4년 더 대통령을 할 수 있을지 우려했던 이들이 이제는 ‘후보가 젊으니 한 번 가보자’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해리스 덕분에 더 많은 사람이 투표하러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많은 노조가 민주당의 해리스 후보를 전적으로 지지한다. 200만명의 노조원을 가진 서비스직원국제연맹, 300만명인 전국교육협회, 1250만명이 있는 미국 노동 총연맹-산별 노동조합 협의회(AFL-CIO)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 전미자동차노조 회장 션 페인은 연설자로 나서 “2024년, 누가 정의를 위한 우리의 싸움에서 노동자 계층과 함께할 것인가요? 카멀라 해리스입니다”라며 의사를 명확히 했다.



전미자동차노조 조합원 중 얼마만큼 실제 해리스를 지지할지는 미지수다. 피비에스는 “페네베이커는 ‘최소 70%가 트럼프를 지지할 것이다. 이는 보수적인 추정’이라고 말했고, 로빈슨은 ‘40% 정도만 트럼프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지역 언론인은 ‘그 중간 어딘가’라고 말했다”라며 “선거까지 남은 몇주 동안 이미 마음을 정한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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