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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독재는 어떻게든 상흔 남겨”···아르헨티나 소설가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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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에 문제의식

독재 겪은 한국에도 비상한 관심

여성 자기결정권 이어 증오집단 문제 다룰 것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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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든 독재 정권을 겪으면 그 사람의 인식에 ‘흔적’이 남아요. 저의 작품에도 청소년기부터의 상흔이 문제의식으로 담겨져 있습니다.”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JCC아트센터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작가축제’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아르헨티나 소설가 클라우디아 피녜이로는 “아르헨티나 정권은 지금까지 사회가 이뤄온 컨센서스에 반대되는 정권이었다”며 “군사독재의 역사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후퇴시키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크고 이 같은 문제의식을 작품에 투영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1970년대의 독재정권이라는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피녜이로는 “아르헨티나는 K콘텐츠에 관심이 많고 한국에 대해서도 비상한 관심이 있다”며 “권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관심을 갖고 새로운 작품을 쓰고 있는데 한국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넷플릭스 시리즈인 ‘퀸메이커’를 시청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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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녜이로의 작품은 국내에는 파킨슨 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가 딸의 죽음을 파헤치는 내용의 ‘엘레나는 알고 있다’와 평범한 가정의 막내딸이 토막 시신으로 발견된 후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신을 죽인 여자들’로 알려졌다.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비롯해 낙태권 등 아르헨티나의 여성 인식 개선에 큰 반향을 남기기도 했다. ‘엘레나는 알고 있다’는 독일의 문학상인 리베라투르상 수상에 이어 2022년엔 정보라의 '저주토끼'와 함께 영국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고,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가 나오기도 했다.

소설과 희곡, 시나리오를 넘나들며 작품을 써온 그는 인권과 환경운동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아르헨티나의 낙태법 제정 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권력의 작동방식에 관심이 많고 동시대의 정치·사회·윤리적 문제를 예리한 시각으로 포착해온 작가는 차기작으로 정치권력과 섹슈얼리티의 문제를 파헤친 작품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피녜이로는 “‘헤이터(Hater)’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특히 인터넷 공간에서 세를 규합해 특정인들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이런 증오 그룹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다루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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