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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바닥 안 보이는 코스피…전문가들 “현금 늘리고·포트폴리오 변동성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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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장 초반 코스피 2500, 코스닥 700선 붕괴
외국인 9월 들어 2조4300억 순매도세 행진
"미국 금리인하·밸류업 정책 등 확실한 것에 무게 둬야"
헬스케어, 담배, 통신, 유틸리티, 금융, 소비재 방어 역할 기대


이투데이

9일 코스피는 45.61p(1.79%) 내린 2,498.67로 개장했다. 사진은 이날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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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전망을 놓고 이렇게 평가했다. 앞서 김 연구원은 “저가매수(Buy The dip)도 자제해야 한다”며 미국 증시의 광범위한 매도 압력 속에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게릴라성 호우처럼 퍼붓는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국내 증시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험자산을 회피하고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월요일마다 ‘블랙’ 공포


9일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2500선이 붕괴했다가 낙폭을 메우며 2530선을 턱걸이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700선이 무너졌다가 가까스로 710선을 지켰다. 지난주 각각 5%, 8% 하락하며 주요 지수 가운데 큰 낙폭을 기록했던 코스피와 코스닥은 이번주 초부터도 흘러내리고 있다.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가 또다시 증시를 뒤흔들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8월 미국 비농업 신규 고용은 전월보다 14만2000명 늘며 시장 예상치(16만4000명)를 하회했다. 삼의 법칙(Sahm Rule)을 적용한 지표도 지난달 0.53%포인트에서 이달 0.57%포인트로 상승했다. 이 지표는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치가 앞선 12개월 중 기록했던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으면 경기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

외국인 자금도 이탈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8월 2조8682억 원 순매도한 데 이어 9월 들어서도 2조4346억 원 순매도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6월 6580억 원 → 7월 216억 원, 8월 125억 원으로 순매수 강도가 옅어지더니 9월 들어 -1040억 원으로 순매도세 전환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연간 누적 순매수는 반도체 11조3000억 원, 반도체 외 12조5000억 원으로 4개월 만에 수급 역전이 벌어졌다.

전망도 밝지 않다. 3분기 실적시즌이 다가오며 하반기 기업실적 둔화가 현실화된다면 한국의 주가 상승폭도 제한적일 수 있다. 미국 빅테크들의 조정으로 국내 반도체 업종에 대한 우려도 크다. 지수 상단이 막혀 있는 상태에서 변동성이 커지면 종목별 수익률 편차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상반기 급상승했던 종목들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금 늘리고 방어주로 조정해야


증시 전문가들은 확실한 투자전략을 당부한다. 이하영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전략리서치팀 부장은 “불확실성이 넘쳐나고 있는 시기이므로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축소하고, 확실한 것(미국의 금리 인하, 한국의 밸류업 정책)에 무게를 두는 전략이 리스크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주주환원 여력이 있는 기업과 헬스케어, 유틸리티, 금융, 소비재 등이 방어적인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불안에 채권까지 초강세인 상황에서 추석 연휴까지 앞두고 있어 투자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조정하기는 쉽지 않다”며 “제약, 담배, 통신, 유틸리티 등 방어주 위주로 비중을 유지하는 게 수익률 방어에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추석 연휴 전 반등을 전개할 경우 2650선부터 현금비중을 확대하고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만약 반등 없이 코스피가 2600선 이하에 머무른다면 현재 주식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현 지수대에서는 매도실익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조언했다.

박진호 NH아문디자산운용 주식운용부문장은 “불확실성이 있는 시장이 11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이어질 것으로 가정한다면 지금은 밸류업에 관련된 주식과 펀드가 안전해 보인다”며 “대부분이 고배당 종목들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경기 위험에서 한 발 비켜서 있는 필수소비재, 통신서비스 등 안정적 배당이 가능한 종목이 어려운 시장을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투데이/권태성 기자 (tskw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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