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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여야 “의료계 동참 유도 노력” 뜻 모았지만···‘여·야·의·정 협의체’ 출항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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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회동하고 있다.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왼쪽부터), 추경호 원내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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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9일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가 참여하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러나 의료계가 2025·2026년 의대 증원 백지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정부도 2026년 의대 정원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협의체 구성부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의힘 추경호·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추 원내대표는 “제일 중요한 문제는 의료계 참여 여부”라며 “(의장과 야당이) 정부·여당이 의료계 참여를 유도할 대화를 활발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고, 정부·여당이 현재 그렇게 노력 중이고 앞으로도 더 활발히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의료계가 협의 테이블로 나올 수 있도록 정부의 진정성 있고 설득력 있는 제안이 필요하다”며 “야당도 협의체를 제안했던 만큼 이 부분과 관련한 문제 해결에 이번 추석 전후로 더 집중해야겠다”고 말했다.

다만 의료계가 2025·2026년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고 2027년 정원부터 논의하자는 주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어 당장 테이블로 나올지는 미지수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의료정상화를 위한 대국민 호소’을 발표해 이같이 정부와 정치권에 재차 제안했다.

반면 정부는 입시혼란 우려를 들며 2025년 의대 정원 논의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대입 혼란 야기를 이유로 “2025년 의대 증원 유예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2026년 이후 의대 증원 규모는 의료계가 과학적 근거를 갖춘 합리적 의견을 내놓으면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제로베이스’에서 열린 마음으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여당 내에서도 한동훈 대표를 비롯해 2025년 의대 증원 유지를 전제로 2026년 의대 정원부터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의료공백 우려가 커짐에 따라 의료계 참여 없이 여·야·정 협의체가 먼저 출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추 원내대표는 의료계를 제외한 ‘여·야·정 협의체가 먼저 출범할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가정법을 쓰지 말아달라”고 답했다. 의협이 ‘2025·2026년 의대 증원을 모두 재검토하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여·야·의·정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했다”며 말을 아꼈다.

여당 내에서는 의료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 측 책임자인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주장도 확산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의사협회가 지금 여·야·의·정 (협의체)에도 안 들어온다고 그러는 판인데 어떻게든 참여시키려면 좀 융통성을 보여줘야 한다”며 “차관 정도는 스스로 좀 (거취) 고민을 하는 것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앞서 박 차관은 응급실 대란과 관련해 ‘전화할 수 있으면 경증’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가장 뇌관이 되는 분이 저는 박민수 차관으로 알고 있다”며 “감정적인 골이 너무 깊어져서 애초에 협상 자체가 좀 어렵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경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도 SBS라디오에서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인들의 참여가 중요한데 정부 관계자와 의료인 간 신뢰가 훼손된 인사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협에 대한 수사도 신중히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동훈 대표는 “건설적인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전공의에 대한 소환 등 사법적 대응을 신중하게 해달라는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금은 해결해야 할 때고 방법은 대화뿐”이라고 말했다. 의협 전현직 간부들의 전공의 집단 사직 교사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김은식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대표와 한성존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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