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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영화 '사랑의 탐구'...'뻔한 불륜' 아닌 '철학적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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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캐나다 영화 '사랑의 탐구(The Nature of Love)'의 소재는 익숙하다. 외피만으로는 그냥 불륜영화라고 해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을 적용한다면 40대 여성의 불륜 혹은 로맨스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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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4.09.09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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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뻔하지 않은 건 촘촘하게 엮은 스토리를 따라가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그냥 40대 여성의 로맨스를 구경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랑에 대해 진지하고 묻고 답할 수 있는 영화다. 그런 이유로 제76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됐고, 제48회 세자르상에서 외국영화상을 받았다.

40세의 소피아(마갈리 레핀 블롱도)는 철학을 전공한 강사로서 독서와 사색, 우아한 모임에 익숙한 삶을 살아간다. 10년째 동거 중인 자비에(프란시스 윌리엄-레옴)와의 지적인 대화도 질리지 않는다, 새로 구입한 별장 수리를 위해 만난 인테리어 시공업자 실뱅(피에르 이브 카르디날)은 자비에와는 상반된 남자다. 다소 상스러운 표현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도 망설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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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4.09.09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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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아 쇼코리 감독은 소피아와 실뱅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자비에 등 주변인물을 배치한 뒤 사랑에 대해 탐구한다. 소피아는 자비에와는 정 반대편에 있는 실뱅에게 첫눈에 반한다. 거침없이 밀고 들어오는 실뱅과 만난 첫날부터 거친 섹스를 나눈다. 이제야 제대로 된 사랑을 만났다고 생각한다. 자비에와의 미적지근한 섹스와 대화도 신물이 난다.

그러나 '사랑은 동사'라고 했던가. 소피아나 실뱅의 내면에서 꿈틀거리는 불만들이 두 사람의 사랑을 그냥 놔두지 않는다. 감독은 철학강사인 소피아의 강의 를 통해 사랑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관객에게 던진다, 플라톤과 스피노자, 벨훅스와 프로이트, 쇼펜하우어가 설파한 다양한 이론들로 사랑이 본질에 대해 탐구한다. 어떤 결론에 도달하지 않지만 감독은 사랑의 안성은 정신적이거나 육체적인 것의 사이 어디쯤 있다고 얘기한다. 중년은 여전히 사랑을 탐구하는 나이지만 그렇다고 물불 안가리는 사랑에 빠지기에는 어정쩡한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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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4.09.09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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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마미' 제작진이 만든 영화다. '캐나다의 그레타 거윅'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칸의 총애를 받고 있는 감독 겸 배우 모니아 쇼크리의 세 번째 장편 연출작. 연출과 각본뿐 아니라 출연까지 하며 다방면의 재능을 펼쳤다. 요소요소에 배치된 조연들이 그리 심각하지 않은 어조로 삶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한다. 주고받는 대사들이 유머러스하다. 그래서 불륜영화가 아닌 시니컬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철학적 로맨스영화다. oks34@newspim.c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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