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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정부 “추석 연휴 문 여는 병·의원 8천곳”…의사들 “통계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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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일부 대형병원 응급실에 군의관이 투입된 4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구급차를 타고 온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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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 연휴에 문 여는 당직 병·의원이 8000곳에 가깝다는 정부 발표를 두고, ‘통계 함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9일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문 여는 당직 병・의원은 잠정적으로 일 평균 7931곳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난 설 연휴 당직 병·의원이 일 평균 3643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2배 이상으로 크게 증가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날짜별로 살펴보면, 연휴 첫날인 14일에 2만7766곳이 문을 열고 15일에는 3009곳, 16일에는 3254곳이 진료를 본다. 추석 당일인 17일에는 1785곳,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엔 3840곳이 문을 열 예정이다. 정 실장은 “지난 설 연휴 4일 중 단 2일만 3000곳 이상 의료기관이 문을 열었던 데 비해, 이번 추석 연휴에는 당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3000곳 이상의 당직 병·의원이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통계 함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연휴 첫 날인 14일이 토요일인 탓에 기존에도 토요일에 문을 여는 병·의원들은 평소대로 문을 여는데, 이를 마치 추석 연휴 당직 병·의원이 크게 늘어난 것처럼 홍보했다는 지적이다. 연휴 중 토요일을 뺀 4일의 일 평균 운영 병·의원 수는 2972곳으로 지난 설 연휴 당직 병·의원 수보다 적다.



의사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부에서 말하는 7931곳은 ‘평균의 함정’이다. 토요일은 오전만 진료하고, 본격적으로 일요일부터 3천곳 남짓만 진료하는 셈”이라면서 “설날보다 오히려 줄었는데, ‘통계 마사지’에 불과하다. 그 중에서도 (의원 아닌) 병원은 365일 진료이니 2천개 정돈 빼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연휴에 문 여는 병원을 토요일에 포함해 센 것은 조작”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토요일을 평균에서 제외하면 정부가 이번 추석 연휴에 공언했던 ‘당직 병·의원 4천곳’을 달성하지 못 했단 목소리도 나온다. 정 실장은 “14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4천곳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지적에 대해 “이번에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신청받은 곳은 7931곳이다. 대단히 많은 신청을 받았고, 이는 평균적인 개념”이라면서 “과거에도 통계는 동일한 기준으로 했다. 매일 일자별로 봐도 이전보다는 더 많은 숫자다”라고 설명했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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