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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기고]‘Future Self’가 청소년에게 주는 긍정적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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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재직하던 학교의 학생들에게 “꿈이 무엇이지?” 하고 물었다. 꿈 많은 청소년기라 믿었던 그들의 대답은 의외였다. “꿈이 없어요”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꿈을 꾸기가 두려워요” “어차피 이뤄지지 않을 건데 꿈을 꿔서 뭐 해요?”라고 했다. 청춘에 어울리는 용기와 도전의 호연지기와는 너무도 다른 것이었다. 이는 경쟁교육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생각할 여유조차 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그들에게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뿐이랴. 무언가 해야 할 행동에 대해 “생각은 해봤어?”라고 물으면 “아뇨. 생각하기가 귀찮고 피곤해요.” “아뇨. 저는 그냥 다른 애들 따라서 하면 돼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독일의 어느 대학 철학과에서 실험을 했다. 학생들에게 백지를 주고 10분 동안 목표를 적어보라고 했다. 그런데 시간이 다 되어도 학생들은 한숨만 쉴 뿐 아무것도 적지 못했다. 교수가 말했다. “여러분의 생명은 1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 버킷리스트를 써보세요.” 그러자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학생들이 백지를 채웠다. 교수가 앞서 말한 목표와 버킷리스트는 비슷한 개념인데 왜 결과가 달랐을까? 이른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미래의 상상은 이렇게 단어 하나의 구별로 엄청난 심리적 반응의 차이를 보였다.

베스트셀러 <Future Self>(벤저민 하디)는 ‘미래의 나’를 상상해 현재에 접목함으로써 그것이 파생하는 엄청난 긍정적 효과를 제시한다. 꿈을 잃고 생각하기를 귀찮아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매우 의미 있는 지침이다. ‘Future Self’를 통한 교육 효과는 철저하게 심리학 이론과 결과에 근거하고 있다. 미래의 나와 연결될 때 행복하고 생산적이며 성공적인 삶을 촉진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아인슈타인은 “상상력이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꿈을 잃고 생각하기를 망설이는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내가 현재의 모습과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상상하게 하자. 그러면 지금 당장 완성된 존재가 돼야 한다거나 완벽해져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치고 힘든 청소년의 현재 모습은 일시적이고 순간적이다. 청소년은 사나흘만 지나도 괄목상대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려면 현재의 나에 대한 연민과 공감, 사랑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미래의 모습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 청소년들은 학업과 입시의 중압감에 억눌린 상태로 학교와 학원을 오가면서 심리적으로 시들어가고 있다. 그들에게 심폐소생술과 같은 효과이자 긍정심리학의 분수효과를 일으키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우리 청소년들이 미래의 행복을 꿈꾸고 주체적인 삶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메멘토 모리’의 버킷리스트 작성이나 타임캡슐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Future Self’ 교육이 긴요하다.

경향신문

전재학 전 인천산곡남중 교장


전재학 전 인천산곡남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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