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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이슈 취업과 일자리

“로봇에 사람 일자리 뺏기는 일 없을 것”…혁신의 대가, 호언장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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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시대 인간의 부흥
‘혁신 전도사’ 레비 교수
9일 세계지식포럼서 강연

규칙 정해놓고 경쟁 내몰면
아이들 잠재력 결국 사라져
인간성 발휘돼야 혁신 가능

로봇에 일자리 뺏기지 않아
시너지 키워가며 공존할 것


매일경제

9일 진행된 세계지식포럼 ‘로봇의 시대 인간의 부흥’ 세션에서 알베르토 레비 IE 교수가 기술 진보에 따라 인류가 부흥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강연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일자리를 뺏고 인간을 지배한다? 오히려 인간과 공존하며 ‘인류 부흥(Human Renaissance)’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알베르토 레비 스페인 IE 교수는 9일 세계지식포럼 개막일에 열린 ‘로봇의 시대 인간의 부흥’ 세션에서 “AI와 로봇의 발전으로 비판적 사고나 창의성 등 오직 인간만이 지닌 능력이 더 번성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레비 교수는 미국 등 15개국에서 1500개 이상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다양한 산업에 혁신을 가져온 인물이다. 기존 패러다임을 깬 새로운 아이디어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서밋과 세계경제포럼(WEF) 등에서 ‘혁신 전도사’로 인정받고 있다.

AI와 로봇의 발전이 가속화되며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이 요동칠 것이란 분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WEF는 지난해 5월 AI 기술 도입으로 5년 내 일자리 2600만개가 사라질 것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레비 교수는 세계지식포럼 연단에서 이 같은 암울한 전망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AI와 로봇이 발전해도 결국 사람이 컨트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기업 간에 계약서를 작성할 때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를 활용하더라도 이렇게 완성된 계약을 검토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란 것이다.

레비 교수는 “비판적 사고가 없다면 이 계약서를 검토할 수 없다”며 “결국 AI와 로봇은 인간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레비 교수는 “지난 200년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매번 파괴적인 기술이 나와 인간을 피폐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으나 실제 그런 일은 없었다”면서 “일자리의 형태가 바뀔 뿐”이라고 강조했다.

레비 교수는 오히려 AI와 로봇이 발달함에 따라 사람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기회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AI와 로봇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하고, 사람은 사람 고유의 능력을 개발하는 데 몰두하는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며 “인류 부흥 시대를 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비 교수는 이 같은 기회를 현재의 교육 시스템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에 따르면 기존 교육 시스템은 사람을 로봇처럼 만들고 있다. 하나의 전공을 갖고 계속 반복해서 학습하며 규칙을 따르고 경쟁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들이 학교를 들어가기 전에는 높은 수준의 창의성을 지니고 있으나 학교에 입학하는 7세가 되면 10% 정도만 그 수준을 유지한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어른이 되면 대략 2%만 동일한 수준의 창의성을 갖게 되는데, 이런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레비 교수는 특히 한국의 테크 역량을 높게 평가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국은 AI와 로봇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딩 국가”라며 “AI나 로봇 기술 발전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인간성이라는 요소를 접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AI와 로봇 시대에서 사람은 더 사람다워질 것”이라며 “비판적 사고나 창의성, 감성지능, 협업능력 등은 오직 인간만이 지닐 수 있는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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