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이 과거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후폭풍의 책임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물으며 공세에 나선 가운데 미국 전·현직 고위 장교들이 해리스 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9일(현지시간) 악시오스에 따르면 조지 W.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국토 안보 부보좌관을 지냈던 스티브 애벗 장군 등 4성급 장군 3명을 필두로 한 전·현직 장교 10여명은 이날 성명에서 아프가니스탄 내 미군 철수 과정에서 빚어진 혼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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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해인 2020년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배제한 채 탈레반과 평화 협정을 체결했다면서 이로 인해 이듬해 취임한 바이든 행정부가 적절한 철군 계획을 수립할 시간을 갖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면서 탈레반의 테러 공격 중단을 전제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로 했는데, 이 협정이 탈레반 재집권의 길을 닦아주며 결과적으로 미군 철수에 따른 후폭풍을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트럼프의) 이러한 혼란스러운 접근 방식은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가능한 가장 질서정연한 철군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을 심각하게 방해했으며, 우리 군인과 동맹국을 위험에 빠트렸다"고 비판했다.

소식통은 이날 성명에 이름을 올린 장교 중 일부는 내주 TV에 출연해 이 사안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을 변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성명은 공화당이 아프간 철군과 관련해 해리스 부통령의 책임론을 함께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2021년 8월 진행된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최종 철수 과정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약 20년간 지속해 온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마침표를 찍는 동시에 탈레반 정권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미국의 '흑역사'로 기록됐다.

탈레반의 공격 중단이 전제된 평화협정이었음에도 철군 과정에서 카불 공항 자살 폭탄 테러로 13명의 미군이 목숨을 잃는 참사를 낳기도 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을 옹호하는 한편 철군 과정에서 일부 준비가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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