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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외교·국방부 장관, 대정부질문 전날 밤 불참 통보에 발칵 “노골적 국회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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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0일 예정된 국회 대정부질문에 불참키로 하고 전날 밤 국회에 통보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세계일보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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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국회와 국방부, 외교부에 따르면, 김 장관과 조 장관은 10일 예정된 외교·안보·통일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 불참한다. 두 부처에선 차관이 장관 대신 참석한다. 김, 조 장관은 불참 사유로 ‘2024 인공지능의 책임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 참석을 들었다.

REAIM(responsible AI in the military domain)은 외교부와 국방부가 공동 주관하는 다자 회의 행사다. 9, 10일 이틀 일정으로 서울 롯데호텔에서 진행 중이다. 외교부는 이번 회의에 세계 90여개 국가 정부대표단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첫날 회의에 참석한 두 장관은 각각 개회사와 환영사를 했다.

장관이 대정부질문에 불참하는 경우는 없지 않지만 해외 출장 등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국회에 사전 양해를 구하거나 협의를 거치고 국회의장 승낙을 받는 게 관례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1년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이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참하자 여야 할 것 없이 “국회 무시” 행태로 비판하고 박희태 당시 국회의장이 “의장 승낙도 받지 않고 장관이 벌써 외국으로 가 버리고 없다”고 질타했다. 김무성 한나라당 당시 대표가 “정부의 국회 경시 태도는 따끔한 질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 최 장관은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긴급현안질의를 받아야 했다.

두 장관이 불참 사유로 밝힌 REAIM은 올해 초 이미 9월 9, 10일 서울 개최 일정이 확정, 공개돼 있었다. 대정부질문 출석 관련 사전 협의할 시간이 충분했지만, 대정부질문을 준비하는 의원실들에는 9일 밤 불참 통보가 전달되면서 의원실들은 발칵 뒤집힌 것으로 알려졌다. 불참 관련 협의는 없었고 일방적으로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관계자는 이날 “이틀 내내 하는 행사에 두 장관이 동시에 모두 참석해야 한다는 이유로 대정부질문에 불참하겠다고 한다”며 “내용적, 절차적으로도 매우 무리한 국회 무시 행태“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외교부, 국방부를 담당하는 출입기자들에게 이날 오후 6시쯤 통지된 익일 장관 일정 공지에도 국회에는 차관이 대신 간다는 계획이 담겨있지만, 국회 통보는 더 늦은 시간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장실이 두 부처로부터 ‘장관 대신 차관 참석’을 요청받고 승낙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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