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방의 한 태권도협회에서 선수들에게 지급한 훈련비를 되돌려받아 편법 사용했다는 제보가 YTN에 들어왔습니다.

파리올림픽을 계기로 배드민턴 등 체육협회를 둘러싼 비판 여론이 높은 가운데, 곳곳에서 내부고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제보는Y, 김근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국체전을 앞둔 지난해 여름, 경북태권도협회가 소속 선수에게 나눠준 동의서입니다.

하계훈련비와 대회 파견비 등을 협회에 위탁하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후 경북체육회가 선수 계좌로 입금한 돈을 태권도협회 간부의 개인계좌로 돌려받았습니다.

하지만 30일로 계획됐던 훈련은 닷새 만에 끝났고, 돈을 어디에 썼는지는 누구도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경북태권도협회 지도자 : 그 돈에 대해서 어디에, 어떻게 쓴다는 얘기는 협회에서 아무도 저희에게 해준 건 없고, 지금까지도 어떻게 사용됐는지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문제를 제기하고 싶어도, 혹시 불이익이 올까 쉽게 입을 떼지 못했습니다.

협회 간부의 눈에 거슬렸다간 선수들을 승단심사에서 떨어뜨리는 등 불이익이 잇따랐기 때문입니다.

[경북태권도협회 지도자 : 내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심사를 떨어뜨리고, 학생들조차도 와서 관장님, 제가 쟤네보다 더 잘했는데 왜 저는 떨어지고 쟤네는 붙었습니까? 이렇게 얘기할 정도로….]

앞서 경북태권도협회는 현 협회장 임기를 다섯 달 앞두고 차기 회장 선거를 갑자기 치르려다 대한체육회의 제지를 받았습니다.

다른 후보들의 기회를 박탈할 수 있는 '선거 중립 위반 행위'로 간주한 겁니다.

또 명예직으로 무보수가 원칙인 협회장이 업무 일비 등의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받아가 내부 비판을 받았습니다.

[경북태권도협회 지도자 : 견제할 수 있는 기구가 없습니다, 현재 회장의 폭주를. 이사회 또한 본인의 사람들로 가득 채워놔서 회장이 하는 건 무조건 찬성, 오케이, 그냥 거수기 집단으로 바뀌어버렸고….]

이에 대해 경북태권도협회장과 간부들은 훈련비 사용 내용을 공개하며 반박했습니다.

당시 선수 개인당 50만 원어치의 물품과 교통비 10만 원을 별도 지급하는 등 예산 사용에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차기 회장 선거가 다가오면서 누군가 의도적으로 잡음을 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경북체육회는 태권도협회에 제기된 여러 의혹을 조사한 뒤 조치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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