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밤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에서 임시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가 야간 용접 작업 도중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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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조선소 노동자들의 작업 중 사망 사고가 잇따르면서 원인 분석과 함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9일 밤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임시 협력업체 소속 관리자 ㄱ(41)씨가 32m 높이 선박에서 야간 용접 작업 도중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한화오션 조선소에서만 올해 들어 5명째 사망 사고다. 노동조합은 온열질환 의심 사망자 2명을 더하면 사망자는 7명이라고 주장한다.
10일 한화오션과 비정규직 노조인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9일 밤 9시58분께 한화오션 조선소 4번 로열 독(도크)에서 건조하던 4375호 컨테이너선 위에서 ㄱ씨가 야간 용접 작업 도중 32m 아래 바닥으로 떨어졌다. ㄱ씨는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날 밤 11시께 숨졌다. 노조는 “조선소의 위험한 현장 상황을 무시하는 한화오션의 안전 불감증이 조선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가 파악한 ‘조선소 사망 사고 현황’을 보면, 올해 노동자 11명이 작업 중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가스 폭발, 추락사, 익사, 온열질환 등 사인도 다양하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이번 사고도 발끝막이판을 설치하지 않는 등 추락에 대비한 안전조처도 없이 작업을 강행했다”며 “금속노조는 전국 조선소 사업장에 대한 기획 감독, 원하청이 참여하는 안전보건 시스템 점검 등을 요구했지만 기업과 노동부가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소에서 중대재해 사고가 잇따르는 원인은 선박 인도가 지연될 경우 거액을 배상해야 하는 탓에 작업을 무리하게 강행하는 데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한화오션의 경우 올 상반기 에이치엠엠(HMM)에 인도하기로 계약한 컨테이너선 6척의 납기를 맞추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이 내야 할 지체보상금 규모는 6척 합계 1800만달러(약 25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외주업체 하청노동자와 비숙련공이 많은 것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금속노조는 조선소 노동자 70% 이상이 하청노동자로 파악하고 있다. 9일 숨진 ㄱ씨도 한화오션 임시 협력업체 소속 관리자(반장)로, 용접이 자신의 주 업무가 아니다. 하지만 작업 공정에 쫓기면서, 사고 당시 ㄱ씨 등 관리자 2명이 배에 올라가 용접 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수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은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이후 정규직 안전요원 수를 줄이고 외주업체를 늘리고 있다”며 “조선소의 위험 요소를 무시한 채 안전점검 업무마저 외주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시하고 밀어붙인다고 공정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한화오션은 줄어든 숙련 인력을 채우려 하지 않고 이주노동자 등 비숙련공만 찾고 있다”며 “현재 3천여명의 이주노동자가 단순노동을 하고 있는데, 이들이 어느 정도 숙련되면 어려운 일에 투입될 것이고, 당연히 사고가 급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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