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사는 비탈길에서 1톤 트럭이 경차를 밀고 어린이 놀이터를 향해 돌진하자 사이렌을 울리며 정차 명령을 하다가, 순찰차의 운전석 쪽을 경차 앞에 대 트럭을 멈춰 세웠다. 주차(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지 않은 트럭이 20m가량 미끄러져 내려와 순찰차에 가로 막힌 지점은 놀이터 경계까지 불과 5m 떨어진 곳이었다.
이 경사는 “경차, 트럭 안에 운전자가 탑승했는지 판단할 새도 없이 바로 앞에 아이들이 놀고 있는 놀이터가 보여 순찰차로 막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사고 충격으로 어깨, 허리, 무릎을 다쳐 6주간 통원 치료를 받았지만, 2차 인명 사고 없이 트럭을 세웠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안양동안경찰서 비산지구대 소속 이성민 경사와 권경석 경위가 경차를 밀고 내려오는 화물차를 아파트 어린이 놀이터 코 앞에서 순찰차로 막아 2차 사고를 예방했다. 사진은 CCTV에 담긴 사고 당시 놀이터 상황.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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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트럭 운전기사 A씨(60대)는 비탈길에 주차를 하고 귀가하려다 차가 미끄러지자 운전석 문을 열어 차량을 세우려고 쫓아가고 있었다. 경사면에서 속도가 붙은 트럭을 쫓아가지 못해 당황했고, 순찰차가 앞을 가로막자 안도했다고 한다. 놀이터에 있던 아이들과 보호자들, 놀이터 인근 정자에 모여있던 노년층 주민들도 갑작스러운 소란에 사고 현장에 모여들었다.
경찰은 A씨를 형사 입건하지 않았다. A씨가 주차 실수를 뉘우치고 경차와 순찰차 파손에 대한 보상 처리를 했기 때문이다. 다만 비탈길 주차 시 반드시 사이드 브레이크를 잠가 인명 사고 예방 조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 비탈길 차량 미끄러짐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부산 금정구의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 경사로에서 5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20m 이상 밀려 내려와 40대 행인을 치어 숨지게 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봉천동 관악구청 인근에선 수리하려고 정차한 레미콘 차량이 미끄러져 레미콘 운전기사 B씨(70대)와 주변을 지나던 여성 행인이 숨지는 일도 있었다. 소방당국은 B씨가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리지 않은 채 내려 차량 밑부분을 점검하다 레미콘 차량이 미끄러져 내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봤다.
경찰 관계자는 “언덕, 경사진 곳에 주차할 땐 사이드 브레이크를 반드시 잠그고, 바퀴를 도로 턱 쪽으로 돌려놓거나 고임목을 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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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배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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