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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김건희·채상병 특검법 법사위 통과…민주당 12일 처리 요구에 우원식 “추석 연휴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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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야당 단독 김건희·채상병 특검법 처리

우 의장 “여야의정 협의체 집중”…19일 제안

정청래 “당황스럽고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경향신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1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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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한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 개정안도 법사위 문턱을 넘었다. 민주당은 이들 3개 법안의 12일 본회의 처리를 요구했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은 추석 연휴 의료대란 해소를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에 집중하자며 19일 본회의 개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법사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 등 3개 법안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위원회(안조위) 구성을 요구하며 맞섰지만, 안조위 과반을 차지한 야당은 약 40분 만에 안조위를 종료시킨 뒤 표결을 강행했다. 국민의힘은 표결 전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김건희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명품 가방 수수,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의 불법행위, 각종 인사 개입, 채 상병 순직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22대 총선 선거 개입 등 총 8개 의혹을 수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채 상병 특검법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제안을 반영한 ‘제3자 특검 추천’과 야당의 거부권을 보장한 기존 안에 국민의힘이 요구해온 제보 조작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했다. 지역화폐법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기본 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민주당은 애초 3개 법안 가운데 최소 1개 법안을 12일 본회의에 상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당내에선 김건희 여사의 22대 총선 공천 개입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를 고려해 김건희 특검법을 처리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박찬대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찾아 이런 뜻을 전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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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1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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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 의장은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은 국민이 처한 비상상황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며 “대화 분위기가 단절되지 않도록 야당이 법안 처리 시기를 유연하게 하는 것이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검법 등 본회의 부의 법안을 추석 연휴 이후인 19일 처리하도록 양당이 협의해달라”며 “지금은 여야의정 협의체에 집중하고 의정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김 여사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 문제와 관련해 “그런 문제까지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 개 쟁점 법안이 올라왔는데 어느 하나 선택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부의된 안건은 그때그때 처리한다는 기준에 따라 함께 처리해야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반발했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우 의장 기자회견과 같은 시간에 맞불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안조위까지 시급하게 마친 법안을 의장이 상정하지 않겠다는 사례는 처음 들었다”며 “매우 당황스럽고 경악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일이) 반복되면 법사위도 의장에 협조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법사위 법안 처리 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안조위 협의, 공청회 요청 등 할 수 있는 모든 바를 요구했지만 결국 무산됐다”며 “주어진 각종 제도를 활용해 민주당 의회 독재에 계속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12일 본회의는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만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 의장은 ‘여야 합의 불발 시 19일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할 예정인가’라는 질문에 “합의가 아니고 여야 협의”라며 “의장이 제시한 19일에 처리할 수 있도록 당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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