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20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을 만나고 있다. 카이로/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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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집트에 3억2천만달러(약 4300억원) 규모의 군사지원을 제공한다고 의회에 알렸다. 가자전쟁 휴전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카이로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국무부 관계자가 “지역 평화와 미국의 국가 안보 우선순위, 특히 가자전쟁 휴전 성사와 인질 석방, 팔레스타인인을 위한 인도적 지원,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의 영구 종식을 위한 이집트의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기여를 진전하는 데 중요하다”며 지원 이유를 설명했다고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지원 결정은 지난해 10월7일 가자 전쟁 발발 이후 이집트가 중재국으로서 미국과 카타르와 함께 휴전 협상에 나선 과정에서 이뤄졌다.
미국은 이집트 내 인권에 대한 우려로 지난해 8500만달러(약 1140억원) 규모의 군사 지원을 보류했고, 2021년에도 1억3천만달러(약 1740억원) 상당의 지원을 동결했다. 이 때문에 가자전쟁 휴전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이집트의 역할과 필요성을 깨달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결정을 두고 이집트 내 인권 상황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다. 중동민주주의 센터 소속 세스 바인더는 “이 결정은 정부가 인권 관련 미국 법을 지키지 못한 비극적 사례”라며 “국가 안보를 위해 이집트 정권의 군대를 지원해야 한다는 매우 모호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이집트 당국은 반정부 성향의 인사들을 투옥하고 성폭력 등 여성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이들을 탄압해왔다. 이집트인권자유위원회는 지난해 9월 이후 2419명이 체포되고 1280명이 석방됐다고 전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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