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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13년 만에 붙잡힌 강간범, 그때도 지금도 경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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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자료사진


영업을 마친 노래방에 몰래 들어갔다가 붙잡힌 현직 경찰관이 13년 전 미제 성폭력 사건의 피의자로 밝혀져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시에도 경찰 신분이었던 그는 피해자의 몸을 닦게 하는 등 치밀하게 증거를 없애 붙잡히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이정민)는 12일 현직 경찰관 ㄱ(45)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강간)과 건조물침입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지난 5월13일 영업이 끝난 노래방에 무단으로 들어간 혐의로 경찰에 신고됐다가, 13년 전 성폭력 미제 사건의 범인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ㄱ씨는 2011년 7월 피해자 ㄴ씨의 집에 뒤따라 들어가 강간한 혐의를 받는다. ㄴ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당시엔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경찰 미제 사건으로 종결됐다. 조사 결과, ㄱ씨는 범행 후 피해자의 몸을 닦게 하고 현장 증거물을 모두 가방에 넣거나 피해자 휴대전화를 갖고 현장을 떠나는 등 치밀하게 증거를 없앴다. 장마로 인해 도주로 주변 시시티브이(CCTV)도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의 몸에서 디엔에이(DNA)가 발견되긴 했으나, 기존 디엔에이 신원확인정보 데이터베이스에선 정보가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기관은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2010년 7월부터 성폭력·살인 등 중대 범죄의 수형인, 구속 피의자, 범죄 현장의 디엔에이 감식 시료만 채취해 관리하고 있다.



ㄱ씨의 범행이 뒤늦게 적발된 것은 노래방에 침입하면서 남긴 디엔에이 때문이다. 경찰이 노래방에 몰래 들어간 범인을 잡기 위해 현장에 놓여 있는 물병에서 채취한 흔적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13년 전 성폭력 미제 사건의 디엔에이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경찰은 시시티브이(CCTV) 등을 확인해 ㄱ씨를 범인으로 특정했다.



ㄱ씨는 지난 2006년 경찰에 임용된 서울경찰청 기동단 소속 경위로, 현재는 직위 해제된 상태다. 13년 전 성폭행 사건 당시에도 청와대 경비단(서울청 기동단)에 소속돼 근무 중이었다고 한다. 검찰은 현재까지 추가 범행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해야 할 현직 경찰관 신분을 망각하고 반복적으로 중대 강력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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