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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베테랑2' 정해인, 어머니께 드린 큰 선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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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 '베테랑2'로 스크린 복귀
호흡 맞춘 황정민 향한 신뢰 "배려심 넘쳐"
한국일보

정해인이 '베테랑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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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은 화려했고 관객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주변에는 내로라 하는 영화인들이 수없이 많았다. 배우 정해인은 영광의 순간, 어머니와 함께할 수 있었다. 어머니는 잘 성장해 칸에 입성한 아들의 모습에 행복해했다. "이런 선물을 줘서 고맙다"는 어머니의 말은 아들에게 뭉클함을 안겼다.

정해인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베테랑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베테랑2'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범죄수사극이다.

정해인의 땀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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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이 '베테랑2'를 위해 했던 노력을 떠올렸다. 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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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이 연기한 박선우는 '베테랑2'의 빌런이다. 정해인이 바라본 이 캐릭터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는 "박선우는 나르시시즘과 소시오패스 성향이 있는 인물이다.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D.P.' '설강화' 등 정해인의 전작들을 눈여겨 봤던 류승완 감독은 그를 과감하게 캐스팅했다. 신인 시절이었던 2015년, 극장에서 '베테랑' 1편을 재밌게 봤던 정해인은 자신이 후속작에 참여하게 됐다는 사실에 '꿈이냐 생시냐'라는 생각까지 했다.

준비는 철저하게 진행됐다. 정해인은 "박선우가 소시오패스 성향이 강한 인물이라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범죄자들이 프로파일러분들이랑 면담하는 영상을 찾아 봤다. 공통적으로 찾아낸 특징이 있었다. 많이 안 움직이더라. 시선은 계속 상대방 눈에 머물러 있고 집중력이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그의 분석은 박선우 캐릭터에 섬세하게 녹아들었다. 눈빛은 특히 중요했다. 정해인은 "박선우가 극 중반 넘어가서는 마스크, 모자를 써서 보이는 부분이 제한적이다. 연기할 때 머무는 시선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눈동자가 어디로 향하는지, 눈을 몇 번 깜빡일지 신경 썼다"고 밝혔다.

황정민의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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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이 황정민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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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1편에 이어 2편까지 출연하는 황정민은 정해인과의 호흡에 대해 '럭키'라는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정해인 역시 "황정민 선배님의 영화를 즐겨 봐 왔던 후배, 팬으로서 함께하는 것에 대해 기대감과 설렘이 있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선배님이 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긴장했으나 이러한 마음은 촬영이 시작되고 눈녹듯 사라졌다. 정해인은 "선배님께서 섬세하고 따뜻하고 배려심도 넘친다"며 미소 지었다. 정해인이 촬영하고 있을 때, 황정민이 카메라 뒤에서 상대 연기를 해줬단다. 정해인은 "체력도 한계가 있지 않나. 힘을 아끼거나 대역을 쓰는 사람도 많은데 선배님은 카메라에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도 연기를 해주셨다"고 전했다. 황정민을 보며 정해인은 '나도 후배 연기자와 함께하게 된다면 내가 보고 배웠던 (황정민의) 모습대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됐다.

정해인이 그간 작품에 깊게 몰입해왔다는 사실은 MBTI 변화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는 "작품할 때마다 MBTI 검사를 한다. 작품을 하면 바뀌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금 더 많이 변화했다. 어머니조차 달라진 기류를 느낄 정도였다. 정해인은 "어머니께서 내가 낯설다는 말을 해 주셨다. 몇 개월 동안 집중해서 하다 보니 캐릭터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일부러 혼자 지냈다. 주변 사람을 피곤하게 하거나 상처 줄 수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됐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잘 큰 아들 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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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이 부모님을 향한 효심을 내비쳤다. 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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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2'는 생애 첫 칸 영화제 입성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정해인에게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이 작품은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바 있다. 정해인은 "즐기려고 했으나 즐기지 못했다. 태연한 척 하려고 하고 즐기려 했는데 처음이다 보니 긴장해서 표정이 안 좋더라"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그는 많은 이들의 환호 속에 일정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어머니 역시 정해인의 여정에 함께했다. 정해인은 "내가 칸에 또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그때는 어머니가 건강하실지 아닐지 모르지 않나. 어머니가 원하셔서 이번에 동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어머니는 정해인에게 "이런 선물을 줘서 고맙다. 기특하다"는 칭찬을 했다.

정해인은 부모님에 대해 "내게 영향을 가장 많이 주셨다"고 말하며 애정을 내비쳤다. 그는 "난 지금도 잔소리를 듣는다. 너무 맞는 말이라 반박할 수 없다. '쩝쩝거리지 마라' '다리 떨지 마라' 등 사소한 것들이다. 부모님 말씀이 많은 도움이 됐다. 그러다 보니 내가 많은 사람한테 사랑받는 상황에 놓였을 때 부모님을 더 챙기게 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잘 큰 아들 정해인은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으로 팬들과 부모님에게 함박웃음을 선물할 전망이다.

정해인의 활약을 담은 '베테랑2'는 13일 개봉했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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