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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영 프로티나 대표 “구글 ‘알파폴드3’ 넘는 플랫폼 상용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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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4년09월11일 08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우리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구글의 단백질 구조 예측 AI 플랫폼인 ‘알파폴드3’ 내부적으로 비교한 결과 성능이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됐고 올해 말에는 알파폴드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데일리

윤태영 프로티나 대표.(제공= 프로티나)


윤태영 프로티나 대표는 지난 5일 이데일리와 만나 “단백질 상호작용을 측정한 데이터를 빅데이터로 구축하고 딥러닝한 항체 설계 AI 솔루션이 2026년 쯤 상용화되면 실적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프로티나는 항원과 항체의 결합 정도를 계량화된 수치로 알려주는 플랫폼 ‘SPID’을 개발한 회사다. 다양한 단백질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PPI) 하는지를 숫자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신약 개발 과정에서 특히 유용하다. 단백질 결합체를 유도하거나 분해하는 방식으로 약을 개발하는 신약 개발사들의 개발 기간을 줄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국내에서 이러한 플랫폼을 보유한 회사는 사실상 프로티나가 유일하다.

회사는 지난 6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A, BBB’ 등급으로 통과했다. 올해 11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임상 기간 최대 1년 단축

SPID 플랫폼은 크게 3가지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먼저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서 환자에게 해당 약물이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약물 투여 후 환자의 검체를 분석해 환자에게 작용하는 약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약물이 잘 작동하는지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신약 개발 기간은 획기적으로 단축될 수 있다. 회사에 따르면 최대 1년 가량의 임상시험 기간을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임상시험 기간 1년 단축은 빅파마들 입장에선 수천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신약은 시장에 먼저 진입하느냐가 관건이기도 한 만큼, 시간 단축은 신약 개발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임상시험 뿐 아니라 상용화 이후 동반진단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관련해 회사는 지난달 서울대 연구팀과 애브비의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인 ‘벤클렉스타’(ABT-199)의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동반진단에 활용 가능한 바이오마커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두 번째로 최적의 약물 용량을 찾을 때 SPID 플랫폼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느 용량에서 약효가 발현되는지를 정량적 수치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약물 허가에 필요한 적정 용량을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알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서도 불필요한 용량을 투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부담이 작다.

프로티나의 플랫폼은 이미 글로벌 빅파마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바이오텍 중에선 최초로 다국적 제약사 A기업의 임상용 샘플 분석에 활용되고 있다. 이 회사와 진행 중인 계약은 3년 가량 이어져 오고 있으며, 그 동안 진행된 10번 가량의 테스트를 모두 통과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른 매출액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올 예정이다. 이밖에도 회사는 A기업을 포함해 4곳의 다국적 제약사와 계약을 맺고 단백질 상호작용 분석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구글 넘을 ‘신약 발굴 플랫폼’ 상용화 임박

마지막으로 SPID 플랫폼은 항체 개량과 항체 신약 후보물질의 발굴 속도를 압도적으로 높일 수 있다. ‘PPI 랜드스케이프’(landscape)로 불리는 이 솔루션은 AI가 단백질 상호작용을 분석한 데이터를 딥러닝해 항체를 설계하도록 돕는 기술이다. PPI 랜드스케이프는 오는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회사 측은 PPI 랜드스케이프가 현재 구글이 개발한 단백질 구조 예측 AI 플랫폼인 알파폴드3의 성능과 유사한 수준이며, 올해 말에는 이마저도 앞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파폴드3는 ‘알파고’ 개발사로 유명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회사인 AI 기업 딥마인드가 개발한 신약 개발용 AI 모델이다. 단백질 구조 예측만으로는 신약의 치료 기전을 미리 예상해 볼 수 없지만 알파폴드3를 활용하면 분자 간 결합구조와 상호작용 방식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PPI 랜드스케이프는 ‘정제’ 과정을 생략해 후보물질 발굴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현재 항체 개량은 항체가 항원과 결합하는 부위의 아미노산 서열을 바꿔가면서 일일이 증폭, 정제 과정을 거쳐야만 가능하다. 이 과정은 상당히 오랜 시간과 과정,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빅파마급 기업도 일주일에 수 십 개 정도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SPID 플랫폼은 이러한 증폭과 정제 과정을 생략하고도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체계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게 특징이다. 일주일에 최대 5000개까지도 단백질 간 상호작용 데이터를 생성하고 분석할 수 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빠른 속도로 항체 신약 후보물질 발굴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윤 대표는 “기존엔 정제 과정을 거쳐야 해서 오래 걸렸는데, SPID 플랫폼을 붙이면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며 “여기다 현재 개발 중인 AI 프로그램을 붙이면 훨씬 더 체계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프로티나는 백민경 서울대 교수와 정준호 서울대 의대 교수 연구팀과 2026년까지 3년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총 15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게 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프로티나와 유사한 방향으로 플랫폼을 개발 중인 곳은 자이라 테라퓨틱스다. 자이라는 지난 5월 비상장 AI 기업 중 역대 최대 규모에 속하는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펀딩 받아 시장 관심을 한몸에 받은 기업이다.

윤 대표는 “이 회사가 이 정도 규모의 펀딩을 받은 배경의 80%를 차지하는 건 데이터를 직접 만드는 데 있다고 본다”며 “우리 역시 기존보다 수 백 배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만드기 때문에 그 부분으로 차별화를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올해 예상 매출액은 26억원, 내년은 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414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 프리 IPO를 유치해 신주로 165억원을 조달했다. LB인베스트먼트, 한국산업은행,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미래에셋그룹 등이 주요 투자자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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