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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쇼트컷 페미는 맞아야" 폭행, "딸 같아서" 말린 50대 의상자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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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20대 여성 아르바이트생에 폭행
"딸 같아서" 말리려다 전치 3주 상해
직장 잃고 일용직 전전하며 생활고 겪어
한국일보

지난해 11월 4일 경남 진주시의 한 편의점에서 20대 남성이 20대 여성 아르바이트생을 폭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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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시 한 편의점에서 짧은 머리를 했다는 이유로 20대 아르바이트생을 폭행하는 남성을 말리다가 크게 다친 50대 남성이 의상자로 인정됐다.

13일 진주시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의상자 인정 직권 청구 심사를 진행해 50대 남성 A씨를 의상자로 최종 인정했다. 의상자는 직무 외 행위로 위험에 처한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재산을 구하다가 부상을 입었을 때 지정된다.

A씨는 지난해 11월 4일 진주시 소재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고 있는 20대 여성 B씨를 폭행한 20대 남성 C씨를 막으려다 안면부 골절상 등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당시 C씨는 "여자가 머리가 짧은 걸 보니 페미니스트"라며 B씨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발로 차는 등 폭행을 저질렀다. A씨가 말리며 가로막자 C씨는 A씨를 의자로 가격하는 등 폭행했다. 이 사건으로 B씨는 영구적으로 청력을 상실했고, A씨는 치료를 받기 위해 다니던 회사를 퇴사해 일용직을 전전하는 등 생활고에 시달렸다.

A씨의 딸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맞고 있는데, 딸 같은데 어떻게 그걸 보고만 있냐고 하시더라"라며 "가해자가 아르바이트생에게 가려고 할 때 아버지가 가해자를 불러서 대신 맞았다"고 전했다. 두 사람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한 C씨는 1심에서 심신미약이 인정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한국일보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경남 진주 편의점 폭행' 신상공개 청원글.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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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A씨가 직무 외 시간에 범죄 행위를 제지하다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판단했다. 의상자로 지정된 A씨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인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각각 지원을 받게 된다. 국가로부터는 보상금을 지급받고 의료급여와 교육보호, 취업 보호 등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또 국립묘지 안장과 공직 진출 지원, 주택 특별공급 기회도 얻을 수 있다.

경남도는 매달 일정의 수당을 지급하며, 진주시는 A씨에게 의상자 증서와 별도의 위로금을 전달한다. A씨는 보건복지부 지원금 1,100만 원, 경남도 특별위로금 100만 원, 진주시 특별위로금 200만 원, 명절 위문금 30만 원 등을 받을 예정이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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