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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키운 캐피탈사, 충당금 폭탄 '부메랑'…업계 격차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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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신용등급 A이하 캐피탈사 고정이하여신비율(출처:금융감독원)/그래픽=윤선정



캐피탈사(할부·리스금융사)의 실적이 신용등급별로 양극화되고 있다. 신용등급이 AA이상인 캐피탈사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비교적 다변화돼 있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에도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반면 부동산PF 쏠림이 심한 신용등급 A이하 캐피탈사는 대손충당금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AA이상인 10개 캐피탈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1조1508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 1조1113억원보다 3.4% 증가했다. 10개 캐피탈사 중 4개(신한·롯데·하나·NH농협캐피탈)를 제외하곤 모두 순이익이 성장했다. 반면 신용등급이 A이하인 7개 캐피탈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96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011억원에서 2.1% 줄어들었다. 7개 캐피탈사 중 iM(구 DGB)·메리츠·한국투자·M캐피탈 4개의 순이익이 감소했다.

M캐피탈의 순이익이 가장 큰폭(85.1%)으로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376억원을 벌었던 M캐피탈은 올해 상반기 56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것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한국투자캐피탈도 1년 전보다 80.6% 급감한 144억원을 순이익으로 올렸다. 메리츠캐피탈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48.0% 줄어든 644억원, iM캐피탈은 38.0% 감소한 27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순이익이 감소한 건 고정이하여신(무수익여신)비율이 높아져서다. 한국투자캐피탈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올해 3월말 3.88%에서 6월말 10.68%로 3배 가까이 올랐다. M캐피탈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같은 기간 5.54%에서 7.55%로 뛰었다. iM캐피탈도 2.52%에서 3.32%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아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오르면 대손충당금 부담이 커진다.

올해 2분기 부동산PF 사업장을 강화된 기준으로 재평가하면서 고정이하로 분류되는 채권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원래 PF사업장의 평가등급은 '양호·보통·악화우려' 3단계였으나 지난 5월부터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4단계로 세분화됐다. 금융사는 PF사업장이 부실우려로 평가받으면 대출금의 75%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했다.

신용등급 A이하 캐피탈사는 상대적으로 부동산PF 쏠림이 심해 사업장 재평가로 인한 충당금 폭탄을 피하기 어려웠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한국투자캐피탈의 올해 6월말 부동산PF 자산은 6671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14%를 차지한다. 부동산담보대출·중도금대출까지 포함하면 부동산 관련 자산이 70%에 달한다. 한신평은 M캐피탈의 올해 3월말 부동산PF 자산도 5608억원으로, 전체 기업금융 자산의 75% 수준이라고 밝혔다.

신용등급 A이하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PF사업장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아졌다"며 "시장환경에 대비해서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고 있다"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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