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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사설] 매서운 추석 민심, 尹대통령 국정 전환 없인 출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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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를 찾아 난간을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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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20%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어제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한 주 전보다 3%포인트 하락한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3%포인트 오른 70%를 보였다. 종전 최저치는 총선 참패 이후인 5월 5주째(21%)였는데 ‘추석 민심’은 이보다 더 나빠진 것이다. 이런 추세에 반전이 없다면 10%대 위험수위도 시간 문제로 보인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전국 지역, 전 연령층에서 부정평가가 우세해, 여당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마저 부정(57%)이 긍정(35%)보다 높은 점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 지지율은 8%에 불과했고, 60대와 70대 이상도 부정이 높아 대통령에게서 돌아선 모습이다.

민심의 경고인 낮은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대통령의 국정동력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지지율이 추락한 이유는 익히 알려져 있는데, 오만·불통 이미지에 의료공백까지 겹치면서 민심이반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응답자들은 한때 긍정평가 이유였던 의대정원 확대(18%)를 부정평가 이유로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경제·민생·물가(12%), 소통미흡(10%), 독단적·일방적 리더십(8%) 등을 지목했다.

국민 우려가 가장 큰 의료갈등의 경우 7개월을 넘기면서 정부의 관리능력에 의심을 품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무려 국민 80%가 아파도 진료받지 못할까 봐 걱정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뺑뺑이 응급실 문제에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해 여당마저 '책임질 수 있냐'는 불신을 드러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지지율이 바닥인데도, 이를 신경 쓰지 않는 윤 대통령의 행보다. 광복절 때 “반국가세력 항전”을 강조한 윤 대통령은 최근 “반대한민국 세력”을 언급했다. 공천개입 의혹마저 불거진 김건희 여사는 명품백 수수에 대해 국민에게 해명, 사과 한마디 없이 단독·공개활동을 재개했다. 심지어 마포대교 현장에서 자살예방 조치 등을 공무원들로부터 보고받고 지시하는 등 공직자 배우자로서 부적절한 모습까지 거침없이 공개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참패 5개월이 넘도록 민심에 구애받지 않고 ‘마이웨이’를 고수한다면 국민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 국민 경고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민에게 다가가는 노력을 할 때 대통령 부부의 추석 인사도 반갑게 맞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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