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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잘 보이지도 않아" 드론 무서워 탈주하는 병사들에 우크라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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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도 거센 드론 반격

드론 무서워 고립되는 군인들

3~4일씩 교대로 전선에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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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116 기계화여단 코른(Khorne) 부대가 공개한 일명 '드래곤 드론'의 공격 장면. 러시아군 공격을 위해 소이탄을 투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코른 부대 텔레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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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드론 반격에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병사들 사이에 '드론 공포증'이 확산되고 있다.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를 드론이 병사들의 공포심을 자극하면서 일부 전선에서는 보급조차 받지 못하고 20일 이상 고립되기도 한다. 공포에 휩싸인 병사들이 전장으로의 재투입을 거부하거나 아예 탈영하는 경우도 늘고 있어 우크라이나 당국의 고심이 깊다. 근무지 무단이탈, 탈영 등으로 소송 중인 병사만 2만명에 달한다.
드론 공포증에 급증하는 우크라 탈영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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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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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검찰이 올해 상반기 근무지 이탈과 탈영 등으로 형사소송을 제기한 병사 수는 1만9000명을 넘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동원병력 숫자가 100만명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탈영병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병사들의 탈영은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소형드론 폭격에 대한 공포심이 극에 달하면서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초반부터 활약했던 베테랑 병사들이 아닌 최근 전선에 투입된 신병들일수록 드론 공격과 마주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더 큰 공포심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소집된 병사들은 올해 봄 발효된 동원령에 따라 징집된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들은 정부가 동원령을 해제하거나 특별허가를 승인하지 않는 이상 합법적으로 근무지를 이탈할 수가 없다.

CNN은 익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 장교들의 말을 인용해 "신병들은 이곳에 오면 적의 드론, 포병, 박격포 공격을 많이 보게 되고, 전장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된다"며 "일단 여기서 생존해 나간 사람들은 공포심 때문에 다시는 돌아오려 하질 않는다. 전투에 나가기를 거부하거나 탈영하는 등 어떻게든 군을 떠날 방법을 찾으려한다"고 전했다.
자폭용드론, 드래곤드론 등 수천대 날아다녀…참호에서 20일 고립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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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TASS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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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크라이나군은 효율적인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군의 방어선을 뚫고 본토 공격에 성공했다. 하지만 드론 공격 전략이 효과적으로 진영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역으로 러시아의 드론 역공도 거세지고 있다. 러시아가 이란, 북한산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대량으로 수입해 전선에 투입하면서 매 전투마다 수천대의 드론이 투입되고, 사상자도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의 59 독립 기계화보병 여단 소속인 세르히 체호츠키 장교는 CNN에 "전선에서 3~4일마다 군인들을 교대로 투입하고자 하지만 엄청난 숫자로 늘어난 드론이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교대도 쉽지 않다"며 "일부 진지의 병사들은 20일 이상 교대하지 못하고 전선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정찰용 드론은 물론 적의 방공망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교란용 드론, 수류탄이나 소형폭탄을 탑재한 자폭용 드론, 소이탄을 분사해 대규모 지역에 화재를 일으키는 일명 드래곤 드론 등 여러 전투용 드론들이 투입되면서 군인들의 이동이 매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러시아군 드론이 보급로도 주기적으로 공격하고 있어 우크라이나군은 탄약과 식량 수송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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